10일 오후 찾아간 구미 LG전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한 분위기였다.
LG 측은 수도권 지역에 공장 신·증설이 가능해진 데 대해 나름의 논리를 내세우며 구미경제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미사업장 관계자는 "파주공장 증설은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로 구미에서는 별다른 동요가 없다"며 "구미의 LG 사업장이 옮겨가는 것도 아니며 구미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LG전자 곽홍식 상무는 "구미시가 LG, 삼성 등이 모두 수도권으로 옮겨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LG는 구미사업장에 2개의 LCD패널라인을 새로 만드는 등 2007년까지 1조 원 가까이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며 "고용창출도 꾸준할 것이며 42인치 이하 LCD 시장은 세계 경쟁력이 있는 만큼 우려할 정도의 경제적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LCD 관련 사업장을 수도권에 세울 경우 △물류 비용 절감 △중국 등 외국과의 교역에 유리하고 △우수 인재 유치 등 이점이 많다고 밝혔다. 특히 운반과정에서 디스플레이, LCD 등 예민한 IT 부품의 품질손상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구미사업장 최선호 부장은 "기업이 기업 하기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은 상식적인 경제논리인데 지역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만약 구미 쪽 투자조건이 더 좋다면 굳이 수도권에 갈 필요도 없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정부는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방침에 대해 대만, 일본 등의 경쟁국들이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기투자가 절실하기 때문에 비롯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LCD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LG필립스 공장이 있는 파주에 클러스터를 조성,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산업자원부 지역투자입지과 황규연 과장은 "일본, 중국, 대만은 LCD클러스터를 갖추고 있는데 우리도 LCD산업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부품, 패널, 완제품을 일괄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구미의 42인치 미만 중소형 LCD 공장이 2010년까지 시장성이 좋은 것으로 분석돼 구미경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삼성 등 다른 기업이 수도권에 공장 설립을 요구할 경우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추가로 공장설립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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