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자-'신현림의 싱글맘 스토리' 시인 신현림

시인 신현림(44). 그녀는 '시인과 포토그래퍼의 경계를 허무는 전방위 작가'로 불린다. 하지만 화려한 작가의 이름 뒤에는 고통과 시련을 안고 사는 싱글맘의 모습이 있다. 그녀는 지금 이혼의 상처를 지니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으로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다.

'신현림의 싱글맘 스토리'(휴먼&북스)는 그녀가 자신의 삶을 고백하면서 싱글맘에 대해 쓴 책이다. 이혼의 아픔에 대해, 피 마르는 심정으로 겪어낸 전 남편과의 법정소송에 대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삶의 고단함과 서글픔에 대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절박함에 대해, 딸아이로만은 채워지지 않는 짙은 외로움에 대해, 그리고 절망에 부닥칠 때마다 불끈불끈 솟는 삶의 의지와 창작 욕구에 대해….

이 모든 것에 대해 시인은 그 어떤 과장이나 허세 없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혼으로 인한 싱글맘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담한 시선과 싱글맘 또는 싱글대디가 사회의 타자로 소외받고 있는 현실에서 작가 신현림은 스스로 싱글맘이기를 선언한다.

그녀는 모든 싱글맘들이 삶 앞에 자유롭고 당당해지기를 소원하며, 자신의 글이 그들의 고달픈 삶에 한 줄기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책에 담은 자신의 글들이 치열한 삶에서 탄생한, 암울한 절망의 나날을 보석 같은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려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담금질한 결과물이라 자부한다.

예전에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불꽃 같은 도발적인 시어들도 유머와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생을 관조하는 여유로운 문장들로 더욱 풍요로워졌다. 이 책에서 시인은 급속히 변해가는 의식의 변화와 우리 시대의 풍속도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좌절과 희망의 이야기, 불확실한 삶을 헤치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해 투쟁하는 이야기, 결혼과 이혼 그리고 가족제도와 남성중심사회에 던지는 한마디, 싱글맘뿐만 아니라 모든 싱글들의 숙명인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녀만의 아포리즘, 고통과 시련을 통해 얻은 깊은 성찰과 사색의 시적 아포리즘이 이 책의 품격을 더해준다. "아무도 없이 나 혼자 서야 한다는 각오 속에는 얼마나 큰 울음이 담겨 있는지 겪어본 여성만 알 것입니다. 모든 걸 혼자서 다 해내야 하는 서글픔. 좀더 익숙해지고 단련된 지금과 달리, 그때는 충격과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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