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파, "네 능력을 보여다오"

지금으로부터 4년전인 2001년 11월8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전주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으로 가진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0대1로 졌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었지만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룰 수 있을 지 국민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다. 한달 뒤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1대0으로 이겨 한숨을 돌리지만 다음해 1월 중순부터 2월초까지 열린 골드컵대회에서 부진을 보여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된다.

4년이 지난 12일 저녁8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태극 전사들은 서울 상암구장에서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과 평가전(SBS TV 중계)을 치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2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장기 합숙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을 조련할 수 있었던 것처럼 전폭적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대신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 4강의 성과로 자신감이 강하고 빅 리그에서 발전된 능력을 펼치고 있는 '전사'들을 보유하게 됐다.

4년전 이맘때, 히딩크 감독이 희망과 불안 사이에서 오간 것처럼 아드보카트 감독도 한국민들의 의구심 속에서 그의 능력을 펼쳐보이려 하고 있다.

△강인한 바이킹 전사들, 탄탄한 수비와 선굵은 축구=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스웨덴은 이번 평가전에 세계적 스타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유벤투스), 프레데릭 륭베리(아스날), 헨리크 라르손(FC바르셀로나)이 빠졌다. 그렇다고 하지만 스웨덴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의 강호.

2002한·일 월드컵 멤버인 안데르스 스벤손(엘프스보리), 마티아스 욘손(유르고르덴), 다니엘 안데르센(말뫼)이 이번 평가전에 출전하고 노장 골잡이 마르쿠스 알박(FC코펜하겐), 1월 한국과의 평가전에 출전, 동점골을 넣었던 마르쿠스 로젠보리(아약스), 젊은 기대주이자 멀티 플레이어인 토비아스 히센(유르고르덴) 등이 경계 대상이다.

4-4-2전형을 채택하는 스웨덴은 강한 체력과 수비를 바탕으로 선굵은 축구를 구사하는데 스벤손과 히센 등이 미드필드진에, 알박과 로젠보리가 공격 투 톱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유럽파, "능력을 보여다오"=이란과의 평가전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흔들리던 대표팀을 빠르게 안정시킨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서 유럽파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고 '포 백' 수비를 실험하는 대신 기존 3-4-3 전형을 가동하겠다고 말해 4-4-2나 4-3-3, 4-5-1 전형은 경기 상황에 따라 변형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파인 설기현(울버햄튼), 안정환(FC메스), 국내파 박주영(FC서울)이 '스리 톱'으로 공격에 나서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핫스퍼), 이 호(울산 현대), 조원희(수원 삼성)가 미드필드에 , 노장 최진철(전북 현대), 김영철(성남 일화), 유경렬(울산 현대)이 스리 백을 구성한다. 유럽파인 차두리(프랑크푸르트)와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도 점검이 필요한 만큼 경기 도중 교체 멤버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영표-박주영, 조원희-설기현의 왼쪽 및 오른쪽 측면 공격,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며 이번에는 중원을 지휘하게 되는 박지성의 공격 조율 및 공격 가담 능력, 스트라이커 안정환의 움직임과 골 결정력, 이 호의 역습 차단 능력, 이영표, 조원희가 윙백으로 내려와 수비에 가세하는 '포백 수비' 등이 점검 대상이다.

한국은 이 경기 이후 16일 저녁8시 서울 상암구장에서 박지성과 이영표의 PSV아인트호벤 시절 팀 동료였던 마테야 케즈만이 이끄는 신흥 강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평가전을 가진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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