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광식이 동생 광태'

숙맥인 91학번 복학생 광식(김주혁)은 첫눈에 반한 동아리 97학번 후배 윤경(이요원)에게 노래를 곁들인 사랑 고백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 기타 연주를 시작하지만, 동아리 동기 명찬은 그런 광식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뒤 윤경에게 박력 있는 프러포즈를 한다. 광식은 그들을 위해 분위기 있는 기타 멜로디를 선사하며 자신의 바보스러움을 한탄할 뿐이다.

7년의 세월이 흘러 명찬의 결혼식에서 다시 만난 윤경은 이제 사진관 사장이 된 광식에게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남긴 뒤 사진관을 찾아온다. 그녀의 방문에 용기백배한 광식은 나름 고백을 한답시고 하는 말이 '오줌 마려울 때마다 네 생각이 났어'라는 식으로 고비 고비 분위기를 깨뜨린다.

결국 자신의 사진관 조수 일웅(정경호)이 윤경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광식은 전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연애 도우미를 자청하며 쓸쓸히 돌아설 뿐이다.

그런 광식에게 정반대의 동생 광태(봉태규)가 있다.

광태는 여자를 사귀기 위해 아양과 협박, 사기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면서도 '한 번 사귄 여자와 12번 이상 자기 전에 끝을 낸다'는 '쿨'한 원칙을 강조하며 이 여자 저 여자를 전전한다. 다만 말과 달리 뒤처리는 '쿨'하지 않아 갑자기 사무실에서 돌 세례를 받는 등 분란을 달고 다닌다.

그런 광태는 마라톤 대회서 만난 섹시녀 경재(김아중)에게 한눈에 반하지만, 12번의 '매직넘버'가 되기 전에 오히려 절교 선언을 당한다.

평소 같으면 '알아서 잘 떨어졌다'며 기뻐해야 하지만, 전과 달리 진한 허전함에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형과 같은 노선을 걷는다. '널 사랑한다'는 고백을 가슴 속에 잡아둔 채 말이다.

'광식이 동생 광태'(감독 김현석, 제작 MK픽처스)는 언뜻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하는 영화로 보이지만, 그보다는 불교론적인 '인연'의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 개봉일은 23일. 러닝타임 104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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