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중도개혁 세력과는 통합할 수 있다"는 민주당의 통합론 입장 정리가 나온 이후 우리당이 술렁이고 있다. 이는 우리당 내 중도개혁 세력이 아닌 사람과는 당을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으로 사실상 '좌파 배제 조건부 통합' 원칙을 천명한 것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13일 밤 민주당 의원 만찬에서는 "연말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탈당하고 지방선거를 전후해서 유시민(柳時敏) 의원 등 좌파 계열과 중도개혁 세력이 분리되지 않겠느냐"며 "그런 상황이 조성되면 통합하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통합 배제 대상인 특정 인물까지 지칭된 셈이다.
이에 대한 우리당 측 의원들의 반응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우선 노 대통령 탈당과 관련해서는 임기 2년여가 남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탈당은 적절치 않으며,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이상 현실적 가능성도 별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상대당의 특정 계파 배제를 공공연히 거론하는 것은 통합의 의지가 없음을 재확인한 것일 뿐 아니라 비례(非禮)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참정연 대표인 이광철(李光喆) 의원은 좌파 배제 조건부 통합론에 대해 "일종의 마녀 사냥이며 우리당을 갈라 놓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통합론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의 이번 입장 정리가 우리당 내 통합파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오히려 친노그룹의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남 출신의 한 의원은 "강경 반대에서 가능쪽으로 민주당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통합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서로간에 협상과 양보의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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