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본 고장 미국은 '힘의 야구'를 하고 일본은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세기(정교함)의 야구'를 하는 것으로 흔히 설명된다. 한국은 힘과 세기가 결합된 중간 형태를 띠고 있다고 한다. 한국 야구는 '힘과 세기의 조화'를 추구하며 큰 발전을 이뤘으나 미국과 일본 야구를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버겁다.
프로야구 아시아 챔피언들이 맞붙은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에서 한국의 삼성 라이온즈는 일본 대표 지바 롯데 마린스를 넘어서지 못했다.
13일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결승에서 삼성은 예선 1차전 때와 마찬가지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삼성은 한국 야구의 힘을 나름대로 보여줬지만 노련미를 앞세운 롯데에 3대5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기록 앞섰으나 정교함에서 뒤졌다=삼성은 스코어를 제외한 주요 기록에서 앞섰으나 정교함에서 크게 뒤졌다. 안타 수에서 13대6으로 앞섰고 탈삼진 수에서도 15대9로 우세를 보였다. 삼성 투수들은 8이닝 동안 24타자를 상대, 15명을 삼진 처리해 아웃카운트의 62.5%를 삼진으로 잡은 셈이다. 안타를 많이 치고 삼진을 많이 잡으면 당연히 이기는 게 야구지만 삼성은 패하는 이변을 낳았다.
패인은 집중력 부족이었다. 삼성 타선은 7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3회(2사 2루서 김한수의 1타점 우전안타)와 9회(2점 추가)를 제외하고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롯데는 상대 투수의 제구력 난조(사사구 7개)를 살려 기회를 잡았고 1회와 3회, 4회 득점으로 연결했다.
△대조 이룬 선발투수= 삼성 선발 배영수는 140km를 웃도는 빠른 볼과 슬라이더 ,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4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았으나 상대 타자들의 노림수에 당했다. 1회 1사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로 1실점한 것은 다행이었지만 3회 2사 후 베니 아그바야니에게 2타점 적시타를, 4회 2사 후 대타 와타나베 마사토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며 무너졌다. 와타나베는 올 시즌 단 한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한 백업 내야수. 선발로 나온 롯데 에이스 와타나베 슌스케는 120km대의 직구와 100km대의 커브로 삼성 타자들을 농락했다. 8안타를 맞았지만 산발 처리해 1실점에 그쳤다.
△'지키는 야구' 진수 보였다=삼성 중간 계투진은 예선 1차전 때와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뒷문을 막았다. 배영수에 이어 나온 안지만과 강영식, 권오준, 오승환은 4이닝 동안 1안타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았고 삼진 8개를 뽑아냈다. 강영식은 6회 3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고 권오준도 4타자 중 3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시상식= 예선을 포함해 4전 전승을 거둔 롯데는 아시아 정상에 올라 우승 상금 5천만 엔을 받았고 준우승팀 삼성은 상금 3천만 엔, 대만의 싱농 불스와 중국 올스타는 각각 1천만 엔씩 받았다. 롯데의 하와이출신 '용병' 베니 아그바야니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 엔과 250만 엔 상당의 승용차(폴크스바겐의 뉴비틀)를 부상으로 받았다.
한편 12일 예선 3차전에서 삼성은 대만 싱농 불스를 4대3으로, 롯데는 중국 올스타를 3대1로 각각 힘겹게 제압했다. 코나미컵 제2회 대회는 내년 11월6~9일 도쿄돔에서 열린다. 도쿄=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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