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약령시 특구 날개 달고 한방명소 '飛翔'

올 관광객 42만명…작년 비해 80% 급증

전국 최대의 한약재 도매시장으로 군림하던 대구 약령시가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다음 달이면 한방특구로 지정된 지 1년을 맞는 가운데 올해 방문객 숫자가 지난 해에 비해 80% 이상 늘어나는 등 '특구'로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는 것. 특히 특구 지정에 따라 규제가 대폭 사라지고 약령시전시관 등의 기반 시설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도 잇따를 예정이어서 '국제적 한방명소'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꿈틀거리는 약령시

대구 약령시 천일한약방 이점식(57) 사장은 "관광객이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고 했다. 한방특구 지정 이후 약령시를 찾는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는 것. "약령시엔 업소마다 특정 질환에 잘 듣는 비방을 갖고 있어요. 업소마다 특색이 있다는 얘기지요. 이걸 알리는 노력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아직 성에 찰 정도는 아니지만 품질보증 및 홍보를 강화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붐빌 것 같습니다." 그는 이대로 간다면 5년내에 약령시가 대구 최대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약령시보존위원회(이하 보존위)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9만1천800여명이던 약령시 방문객이 2003년 26만9천200여명, 2004년 33만3천800여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 10월까지 약령시 방문객 수는 42만1천400여명에 이르러 지난 해같은 기간보다 80%이상 늘어났다.

대구지역 여행사들은 약령시를 외국인 여행객들의 필수 여행코스로 잡고 있으며 가이드 없는 외국인 여행객도 대구시관광정보센터의 도움을 얻어 이 곳을 찾아오고 있다. 관광정보센터 한 관계자는 "일본인, 중국인 등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 관광객들도 '일주문이 있는 저 골목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며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약령시가 훌륭한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인보한약방 정태화(70) 사장은 "여기서 장사를 시작한 지 30여년이 됐는데 요즘처럼 주변 환경이 깨끗해진 적은 없어 손님맞이엔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약령시는 지난 해 12월 재정경제부로부터 특구 지정을 받음에 따라 도심내 생산 공장 건축이 가능해졌고, 도매업소 관리약사 배치 규제완화 등의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 실제 이 곳 도매상들은 공동약사제 도입으로 매달 7천800만 원의 경비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구지정 이전에는 한약도매상 1곳마다 1명의 한약관리약사를 채용해야 했지만 특구로 지정된 뒤 10개 한약도매상마다 1명의 한약관리약사를 둘 수 있도록 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국제적 한방 명소로 발돋움

특구 지정 이후 한약재 가공공장(부지 150평, 건평 300평)을 비롯해 한의약문화 전승관, 한약재 품질인증사업소, 저온창고 등을 설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약령시 현대화 사업이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부지 매입에 44억9천여만 원, 약령시 전시관 리모델링(46억5천여만 원) 또는 신축(204억5천여만 원) 등 250억여 원이 이번 사업에 투입될 전망.

보존위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는 민간에서 20%를 부담하고 시와 정부가 나머지를 반반씩 부담하는 형식이며 현 약령시 전시관과 그 주변에 이 건물들을 집중 배치해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 이미 1차로 약령시 전시관 인근 부지 135평을 확보한 상태다.

이석봉 대구약령시보존위원회 이사장은 "본격적인 사업 진행은 이제부터"라며 "내년 안으로 한약재가 한약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한방체험관, 한약 규격 기준개발을 맡는 한약재 품질인증사업소, 국산 한약재를 보관하는 저온창고를 확보하게 되면 방문객이 더욱 늘 것"이라고 밝혔다.

약령시는 대구 중구 계산동에서 남성로에 이르는 700여m의 골목길. 한의원, 한약방, 한약 도매업소 등 300여 업소가 빼곡히 자리 잡아 '약전골목'이라 불렸다.

지난 2000년부터 2004년 말까지 가로등 설치(18개)를 비롯, 도로포장, 약령시전시관 앞 약령공원 조성(245평), 공영주차장(45면, 470여 평) 건립 등의 사업이 진행됐으며 지난 해 특구지정으로 개발에 탄력을 붙이게 됐다.

이상휘 대구시 한의약진흥담당은 "산지별 한약재의 가격과 품질이 상당히 달라 규격화가 쉽지 않아 어려움이 있는데 이 부분이 풀어야할 숙제"라며 "일단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한 유통실명제 정착을 위해 약령시 상인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교육을 펼치는 등 행정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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