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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드-세르비아-몬테네그로 '축구 강호' 부활 이룰까

서유럽의 많은 축구 강호들에 비해 월드컵 성적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동유럽에는 체코, 루마니아 등이 강호 대접을 받아왔다. 지금은 해체된 유고슬라비아 연방도 동유럽의 축구 강호였다. 1991년 공산주의의 붕괴와 함께 해체된 유고 연방은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1930년)과 제7회 칠레 월드컵(1962년) 4강,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8강에 오르는 등 강호의 면모를 보였다.

해체된 유고 연방은 유고,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등 5개국으로 분리됐다. 유고 연방은 연방 해체 이전인 1987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는데 당시의 우승 멤버들은 루이스 피구, 루이 코스타, 조앙 핀투 등 1991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포르투갈 축구의 '황금 세대'처럼 '유고 연방의 황금 세대'들이었다. 시니사 미하일로비치,데얀 사비체비치,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페르데락 미야토비치, 다보르 수케르, 즈보니미르 보반, 프로시네츠키 등이 그 면면들로 이들은 90년대 레알 마드리드, 인터 밀란 등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성가를 드높였었다.

이들은 연방이 해체되고 국가가 분리된 후 성인대표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대회에 출전했는데 더 이상 같은 팀이 아니었다. 미하일로비치, 사비체비치, 스토이코비치, 미야토비치 등은 유고 대표, 수케르, 보반, 프로시네츠키 등은 크로아티아 대표로 나섰다. 이 대회에서 유고는 16강 진출에 머물렀지만 크로아티아는 처녀 출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슬로베니아 역시 힘든 유럽 예선의 장벽을 뚫고 2002 한·일 월드컵대회에 출전했다. 스트라이커 즐라트코 자호비치를 앞세워 이변을 노렸으나 예선 리그에서 3전 전패, 일찍 돌아가야만 했다.

14일 한국과의 평가전을 위해 방한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축구도 '유고 연방 축구'의 강한 핏줄을 이어받고 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의 소연방 국가로 유고 연방에서 분리된 유고가 이름을 바꾼 국가이다. PSV에인트호벤에서 박지성·이영표와 호흡을 맞췄던 골잡이 마테야 케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베테랑 스트라이커 사보 밀로세비치(오사수나)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 등에서 활약 중인 스타급 8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주장 데얀 스탄코비치(인터 밀란)는 부상으로 이번 평가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세계축구연맹(FIFA) 랭킹이 42위로 한국(29위)보다 처져 있지만 독일월드컵 유럽예선 7조에서 스페인을 플레이오프로 밀어내고 조 1위(6승4무 무패)로 본선에 오른 강팀. 특히 수비가 견고해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1실점(16득점)만 허용했는데 이번에 믈라덴 크르스타지치(샬케04), 알렉산다르 루코비치(레드스타 베오그라드), 네나드 조르제비치(파르티잔 베오그라드) 등 주전 수비수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한국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전신인 옛 유고 연방과의 역대 전적에서 3무3패로 열세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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