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대학입시는 한 번의 수능시험 결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단판승부의 성격이 강하다. 정시모집에서 비중이 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마지막 당락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판승부에서는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는 수험생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무엇이 진정으로 수험생을 위하는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수험생도 수험 당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지를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수험생과 학부모, 주변 사람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본다.
■ 수능시험 응시요령
△ 매 시간 수험번호와 선택과목 표기 등을 두 번씩 확인하라=감독관이 매 시간 확인을 해주긴 하지만 긴장된 상태에서 시험을 치다 보면 문득 앞 시간에 수험번호와 기타 표기 사항을 빠짐없이 적었는지 걱정스러워 나머지 시험에 영향을 받는 수험생이 의외로 많다. 따라서 시험 시작과 함께 수험번호 등을 먼저 표기하고 다시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한 번 더 확인하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 질문 내용과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라=질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문항 속에 답으로 가는 길이 있다. 많은 수험생들이 질문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또한 지문 내용이나 제시된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자신의 선입견과 편견에 이끌려 틀리는 경우가 많다.
△ 시간 관리에 유의하라=평소 모의고사에서 연습이 됐다고 해도, 시험 전에 영역별 문항 수와 풀이 시간을 고려하고 시계로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한 문항에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되며, 시간이 남을 때 다시 볼 필요가 있는 문항은 미리 표시를 해 두는 것이 좋다.
△ 요점정리나 오답노트를 고사장에 가져가라=쉬는 시간에 그냥 앉아 있으면 불안할 수 있다. 평소 손때 묻은 요점정리 노트나 오답노트를 가져가서 가볍게 훑어보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 시험 당일 유의사항
1. 아침은 거르지 말고 적당량 먹어야 한다.
2.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겹쳐입어라.
3. 시험 시작 5분전에는 자리에 앉아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
4. 문제와 지문은 반드시 끝까지 읽어라.
5. 듣기 평가에서 보기를 먼저 읽어라.
6.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고 생각하라.
7. 어려운 문제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8. 시험 종료 10분전까지는 정답을 답안지에 옮겨 적어라.
9. 쉬는 시간에 답을 맞춰 보지 말라.
10. 쉬는 시간에는 가급적 화장실에 다녀 오라.
■ 영역별 실수 줄이는 요령
▶ 언어영역
-'그러나'와 같은 부정문을 끝까지 읽어라=언어 영역 문제 풀이에서는 지문을 정확하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진술이 '그러나'가 뒤따라 부정 혹은 반박되었는데도 잠깐의 부주의나 실수로 그것을 읽어 내지 못해 맞는 진술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비문학의 내용 일치, 불일치를 묻는 문제에서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주어진 지문이나 보기 안에서 답을 찾아라=지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지문 자체에 충실하지 않고 자신의 배경 지식에 끌릴 경우 오답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드시 주어진 지문에 근거하여 답을 골라야 한다.
-배점이 높은 문항이라고 시간을 오래 끌지 말라= 배점이 높은 문항이라고 해서 시간을 많이 끌어서는 안 된다. 어느 과목이라도 마찬가지이지만 한 번 봐서 해결이 안 되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문제를 다 풀고 난 뒤 보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 수리영역
-플러스(+), 마이너스(-)를 잘못 보는 경우=문제 풀이 과정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부호를 잘못 보는 것이다. 시험 시작 전에 차분한 마음을 유지 할 수 있도록 자기 암시를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주관식 답안 표기를 잘못하는 경우=단답형 주관식 답을 마킹할 때 한 자리에 두 개를 표기하거나 십의 자리를 백의 자리에, 일의 자리를 십의 자리에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있다. 올해는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킹을 하고 난 뒤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 외국어 영역
-듣기 평가 시, 앞 시간 실수를 생각하지 말라=듣기 평가시간에 1, 2교시 때의 실수를 생각하다가 어느 한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듣기에 들어가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체 부정이나 부분 부정을 나타내는 문장을 반대로 해석하는 경우=부분 부정을 사용한 문장을 전체 부정으로 잘못 보거나 부정어 not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잘못 읽으면 문장의 의미가 달라지거나 반대로 해석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어진 지문을 끝까지 정확하게 읽도록 노력한다.
▶ 사회탐구영역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라'는 문항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라는 문제는 틀린 답은 아니지만 출제자가 요구하는 답이 아닌 보기가 여러 개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답을 골라야 한다.
-보기에서 옳은 것, 혹은 틀린 것을 모두 고르는 문항에서 실수하는 경우=보기에 언급된 내용 하나하나의 타당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정답을 고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제시된 선택지 모두가 옳은 것일 경우 실수를 하기 쉽다. 개수에 관계없이 타당성을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과학탐구영역
-그래프나 자료를 정확하게 해석하라=그래프를 해석할 때 익히 봐 왔던 형식으로 가로축과 세로축의 물리량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때로는 문제에서 가로축과 세로축의 물리량을 바꿔서 제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하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선입견을 갖지 말라 =예를 들어 등속도 운동의 경우 '가속도가 0'인 것을 '가속도가 0으로 일정한 등가속도 운동'이라는 선입견에 의해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이로부터 작용하는 힘이 0인 것을 힘이 0으로 일정하다고 잘못 생각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제시된 자료에 근거하여 답을 찾아라=문제에 제시된 자료에 근거하여 답을 찾아야 한다. 다른 생각에 끌리거나 자료를 확대 해석할 경우 오답을 고를 가능성이 높다.
■ 학부모 유의사항
남은 기간 동안 가족들은 수험생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유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런저런 입시정보로 수험생을 혼란하게 해서는 안 되며 수험생이 평상시의 학습방법과 생활패턴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수험생이나 학부모 모두가 건강 문제에 지나치게 민감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기가 쉽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수험생을 격려하고자 하는 친지나 친척들은 가능하다면 이번 주 중에 가볍게 격려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비 소집일(22일) 늦은 시간에 걸려오는 친척이나 친지의 격려 전화를 수험생이 직접 받지 않게 한다. 억지로 일찍 잠자리에 들게 강요하지 말고 정상적인 시간(밤 11시 전후)에 취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험표와 기타 준비물은 한꺼번에 쉽게 보이는 장소에 둔다.
시험 당일(23일)에는 고사장 입실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출발한다. 시험을 잘 치라고 부담을 주기보다는 믿고 맡긴다는 자세로 격려한다. 따뜻한 꿀물이나 녹차를 보온병에 준비하여 주면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머리를 맑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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