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19년 동안 풀지 못했던 국가적 숙원 사업인 방폐장 부지선정이 매듭지어졌다.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에 성공한 경주시장을 비롯한 경주시민 여러분께 심심한 축하를 드리며, 앞으로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소외되었던 동해안 개발의 활력소가 되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방폐장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경상북도지사와 이 일을 주관한 산자부 장관 및 관계자 여러분께도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를 결정할 때 운반의 안정성이나 경제성을 고려하여 폐기물 발생지인 원자력 발전소 근방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지역 주민의 찬성률만 가지고 결정한다는 방법론에는 문제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경주로 확정됨으로써 이러한 문제는 해소되었다. 중'저준위 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포스텍의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과학적으로 설명한 바 있거니와, 중요한 것은 앞으로 방폐장 설계와 건설에 있어 추호의 오류나 부실 공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방사능 전문가의 자문과 감리가 필수적이며, 포스텍의 전문가들도 일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포스텍이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은 경주에 건립되는 양성자가속기라 하겠다. 최근 좌담회에서 이의근 지사가 밝혔듯이 양성자가속기는 방사광가속기와 높은 관련성이 있다. 포스텍에 있는 방사광가속기는 우리나라 유일의 대형 가속기로서 우리의 힘으로 건설되었고, 10년 이상 국내외의 많은 과학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최근 네이처'사이언스 등 세계 유수의 저널에 발표되는 국내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도 포스텍의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것이 많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훌륭한 업적을 내고 있는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PAL)는 양성자가속기 사업단이 출범할 때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양성자가속기의 다양한 분야에서 기초 설계 및 시제품 제작에 참여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1년부터 약 30명의 PAL 연구진이 위탁과제 형식으로 양성자가속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양성자가속기 사업이 초기단계부터 안정적으로 수행하게 된 배경에는 PAL의 기술 참여가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 동안 진행된 공동연구분야로는 양성자가속기 기본 설계, 빔(Beam) 수송계 설계, 각종 빔 진단 장치, 각종 제어장치 등이 있다.
경주에 건립되는 양성자가속기는 도지사'경주시장'양성자가속기사업단장이 협의하여 결정하는 것이지만, 수년간 많은 연구를 해 온 양성자가속기 사업단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본다. 사업단으로서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PAL의 연구 인력과 기술을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 예로 PAL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술인 진공용접기술은 일본 가속기연구소가 포항에 제작을 의뢰할 정도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양성자가속기 운영에 필요한 신규인력을 PAL이 훈련시킬 수도 있으며, 필요에 따라 경험이 풍부한 인력과 핵심 기술을 지원할 수도 있다. 경주시나 경상북도로서는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양성자가속기에 참여하는 우수 기술 인력을 포스텍의 겸직 교수 또는 가속기연구소의 겸직 연구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우수 인력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양성자가속기의 경우 산업적인 측면에서 응용성이 매우 높다. 이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방사광가속기와 상호보완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가속기가 이웃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두 기술이 상부상조'융합하여 이 지역은 물론 나아가 한국의 미래를 보장할 신기술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박 찬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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