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사할린서 위안부 강제동원 증언 또 나와

"남편 찾아온 아내 '거시기'로 망가뜨려"

사할린으로 강제징용된 남편을 찾아간 한국인아내들을 일제가 위안부로 강제 동원했다는 증언이 또 나왔다.

이는 지난 6월과 8월 일제 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진상 규명위원회가 사할린 진상조사를 하면서 "위안부 활동 실태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다"는 주장과 정면배치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거주하는 최미옥(62)씨는 15일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들이집에서 하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다"며 "일본 놈들은 남편을 찾아온 아내를 거시기( 위안부)로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 협박과 강요를 통해 자기 아내로 삼기도 했다"고증언했다.

최 씨는 사할린 우글레고르스키에서 태어나 유주노사할린스크시 사범전문학교를졸업한 뒤 교사로 활동했으며 결혼하면서 시베리아 톰스크시로 이주한 후 1967년 알마티에 정착했다. 현 고려일보 전신인 '레닌 기치'와 우리말 방송국 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위안부 존재 여부는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며 친구들끼리 이와 관련해 자주얘기를 나눴다"며 "위안부 강제 동원 사례는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던 조선인 아내들은) 사실이 드러날까봐 숨어지내며 비참한 생활을 했다"고 분노하면서 "일본인들은 조선인을 아내를 삼았다가 해방이 되자 사할린에 내버리고 가는 등 파렴치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알마티에 사는 유 모(77) 할아버지도 "전라남도에서 남편을 찾아왔다는 박씨 성을 가진 한 여성이 바닷가 2층 집에서 일본놈들에 강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 그런 일들이 많았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심지어 탄광에 끌려온 조선인들이 앞장서 여성들을 위안부에 나서도록강요했다"고 덧붙였다. 유 할아버지는 "해방을 몇 달 앞두고 사할린에 강제징용돼 탄광에서 일하다 해방 후 생활이 곤궁해 중앙아시아로 살길을 찾아 넘어왔다"고 전했다.

한편 전대완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는 지난 3일 처음으로 사할린 위안부 강제동원 만행을 한 동포 여성의 증언을 공개적으로 밝혔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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