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위농민 경찰과 격한 충돌

130명 부상 차량3대 전소, 농민 50여명 연행

쌀협상 비준에 반대하며 15일 오후 서울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벌이던 농민 1만여명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제지하던 경찰과 충돌, 격렬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 사이에 빈병과 돌멩이, 물대포 등이 오가며 시위가 과격해져농민과 경찰관 130여명이 부상하고 경찰차 3대가 전소했다.

경찰은 시위 과정에서 과격행동을 주도한 농민 50여명을 연행, 조사 중이다. 농민단체들은 18일 부산 광안리,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두차례 대규모 농민대회를 계획하고 있어 양측 간 물리적 충돌 재연이 우려된다.

◇ 국회진입 시도하다 충돌 = 농민들은 이날 오후 4시15분께 국민은행 방향으로행진하다 경찰 경계선을 넘어 국회의사당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농민들의 국회진입 시도를 경찰버스를 바리케이드 삼아 살수차 등을 동원해 저지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선봉에 섰던 농민 300여명과 결국 충돌했다.

1차 충돌 이후 격해진 시위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20여분 뒤 농민 선봉대가또다시 소주병과 돌멩이, 나무 막대기 등을 경찰을 향해 던지며 곳곳에서 2차 충돌로 이어지면서 경찰버스 4대와 봉고차 2대에 불이 붙었고 이중 3대가 전소했다.

이후 경찰에 밀려 문화마당에 재집결한 시위대 3천여명은 시위대를 해산하려는경찰에 대항해 농구골대 6대를 밀고 보도블록을 깨서 던지며 경찰과 1시간20여분 가량 대치하다 충돌시작 2시간15분만인 오후 6시40분께 해산하기 시작했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75명과 농민 58명이 부상했고 경북 경산 출신 농민 한명은 눈 주위를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난 농민'…'흥분한 경찰' = 성난 농민의 과격한 행동과 이에 흥분한 경찰의 과격한 대응이 맞물려 시위는 격화일로로 치달았다. 집회 장소인 문화마당에서 대치가 시작된 오후 5시20분께 4∼5명의 경찰관이 농민들에게 붙잡혀 구타를 당했고 흥분한 경찰이 시위대에 돌멩이를 던지며 대응했다.

경찰의 과격 대응은 시위대를 더욱 흥분시켰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소속 4명의 여성이 일부 전경에게 방패로 구타를 당하자 시위대가 흥분, 시위양상이 한층 격해지면서 경찰차량 방화로 이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한 농민은 "전경들이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을 계속 구타하기도했고 쓰러져 있는 부상자를 그대로 방치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경찰은 시위 과정에서 돌멩이, 소주병 등을 던지는 등 과격행위를 주도한 농민53명을 연행,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며 경찰차에 불을 지른 농민 등에 대해 검거에 나섰다.

◇ 농민들 '3자 협의기구' 요구 =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쌀 협상 국회비준 저지비상대책위원회' 산하 8개 농민단체 소속 농민 1만여명(경찰 추산)은 오후 2시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집회를 갖고 쌀 협상 비준안 강행처리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농민들은 정부가 쌀협상 비준안 국회처리를 농민단체와 상의없이 강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농민단체-국회-정부가 참여하는 3자 협의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정부가 졸속으로 쌀 협상 비준안 통과를 강행하고 있으며쌀 대란 해소에 도움되지 않는 추가대책만 발표했다"며 "비준안 국회처리 이전에 명확한 대책과 농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자 협의기구 외에 ▲쌀 협상 국회비준 중단 ▲농업통상협상에 농민대표참여보장 ▲농업농촌기본법 개정 ▲양곡정책 전면 개편 등을 포함한 10개 항의 요구안을 내놓았다. 전농 문경식 의장은 "비준안 통과는 농민의 생존과 식량주권을 말살시키는 행위"라며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국 곳곳에서 야적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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