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간 위탁사 노사갈등 끝에 '직장 폐쇄'

환경미화원 칠곡군청 농성 배경

"우리는 명절이나 일요일도 없이 365일 동안 하루도 쉬지않고 개미처럼 일해왔으나 졸지에 일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칠곡군청 정문 앞은 해고된 환경미화원들의 농성장으로 돌변한 지 오래다. 지난 3월 3일 1인 시위로 시작된 이들의 시위는 정문 앞 천막농성으로 이어지면서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일터를 돌려달라는 것.

▲일터를 잃은 사람들=칠곡군이 쓰레기 처리 등을 위해 민간위탁한 경북위생사가 지난 5월 27일 직장을 폐쇄했다. 이유는 극심한 노사 갈등이었다. 소속 환경미화원들은 임금인상을 포함한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3월부터 준법투쟁을 시작했고 민주노총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 칠곡환경지회 경북위생사 소속 지윤구(44) 노조위원장의 1인 시위도 시작됐다. 노사양측이 대립을 보이자 노조 측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지만 현격한 견해차로 노동위원회도 조정불가 판정을 내렸고 사측은 전원 해고와 함께 결국 직장을 폐쇄했다.

▲노조의 주장=12명의 환경미화원들은 군이 민간위탁한 회사가 폐쇄됐으니 군에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신규업체를 선정하여 고용을 승계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7월 7일부터 군청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복직투쟁을 펼치고 있다.

▲칠곡군의 입장=칠곡군은 경북위생사가 폐업을 하자 세창환경과 한빛환경 등 2개의 위탁사에게 경북위생사가 담당해온 청소업무를 대행시키는 비상조치를 실시, 청소업무를 해결했다. 그러나 해고된 환경미화원들에 대한 입장은 단호하다. 민간위탁회사가 고용하고 해고한 미화원을 군이 구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환경미화원들과 칠곡군의 입장차가 커 수개월째 팽팽한 대치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결국 15일 오후 군수실 점거로 나타났지만 현재로서는 해결방법이 없는 형편이다.

환경미화원들은 "군민들의 어려움은 군수가 돌봐주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칠곡군은 "공공기관인 군이 노조원들의 요구에 밀리면 더 이상 행정을 추진할 수 없다"는 명분싸움으로 맞서고 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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