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나미컵을 통해 본 '삼성야구'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올 시즌을 끝냈다. 기대했던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삼성은 일본 챔피언 지바 롯데 마린스를 상대로 투·타에서 한국 야구의 힘을 과시했다. 삼성이 이번 대회를 통해 팀이 안고 있는 장·단점을 명확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이번 대회 후 코칭스태프와 함께 자신이 일본 프로 무대에서 활약했던 주니치 드래곤즈의 연고지 나고야를 방문, 휴식 겸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선 감독의 나고야 행은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은 그러나 지난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때도 다음 시즌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다시 우승하는 데는 3년이 걸렸다. 삼성의 사상 첫 한국시리즈 2연패를 기원하면서 삼성이 스토브리그에서 보완해야 할 점을 짚어본다.

△정신력 강화=삼성은 국가대표의 자격으로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했지만 정신력에서 그에 상응한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일본전 경우 활기를 보였더라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경기장이 생소한 돔이라는 변명으로 수비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보이지 못했다. 무엇보다 투·타와 주루 플레이에서 집중력을 보이지 못한 것은 큰 흠으로 남았다. 몇몇 선수는 상대 응원에 기가 죽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신력을 강화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사회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된 명사들의 강연과 스포츠 심리학자를 통한 이미지 트레이닝 등이 요구된다.

△투수진 재정비=삼성은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에서 중간 계투진의 활약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불펜이 팀 투수진의 주력이 될 수는 없다. 대부분 경기는 불펜이 나서기 전인 선발진에 의해 승부가 갈라진다. 용병 교체와 중간 계투진의 선발 합류 등으로 선발진을 다시 짜야 한다.

△구멍 난 장타력=삼성은 올 시즌 팀 컬러가 '호쾌한 타격'에서 '지키는 야구'로 바뀌면서 장타력에서 구멍을 보였다. 아시아시리즈 일본과의 2차례 대결에서 삼성은 매 경기 상대가 홈런을 터뜨리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큰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큰 것(홈런)이 필요하다. 간판 홈런타자 심정수가 어깨 수술로 내년 시즌 활약을 보장하지 못하게 된 것도 우려된다. 용병 투수 중 1명을 타자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백업 멤버의 중요성=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백업 내야수 김재걸(주전 박종호)과 외야수 김대익(주전 강동우)의 활약으로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특히 김대익은 2차전에서 9회말 패배 일보 직전에서 동점 홈런을 쳐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돌려놓았다.

아시아시리즈 결승에서 일본의 와타나베 마사토는 4회말 부상당한 이마에 토시아키 대신 나와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와타나베는 올 시즌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한 백업 내야수였다. 비록 주전에 가려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탄탄한 기량을 갖춘 백업 멤버의 존재는 팀의 전력을 배가하는 요소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사진: 삼성 양준혁(왼쪽)이 12일 열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대만 신농 불스전 3회말 1사 2, 3루에서 박진만의 1루 땅볼 때 홈인하다 협살에걸려 태그 아웃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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