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CD.PDP '구미 신화'무너진다

직격탄 맞는 구미공단

구미공단의 LCD, PDP 세계 1위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이는 구미공단의 주력기업이었던 LG그룹이 총 1조8천억 원 규모의 파주 LCD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본격 나서면서부터지만 최근 정부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결정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파주로 옮겨가는 LCD 분야

구미공단에서 LG전자와 함께 LG필립스LCD는 LG그룹의 전자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또 다른 축이다. 특히 LG의 신규 투자가 LG필립스LCD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이 분야는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LG가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LG필립스LCD 투자 규모는 4조 원대로 LG필립스LCD는 파주의 42인치 이상 대형 TV용 LCD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구미공장에서는 42인치 이하의 소형만 생산하게 돼 향후 추가 투자는 거의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LG 필립스는 기존 LCD를 생산하는 P1~P5(세대)를 합친 규모와 같은 P6를 최근에 구미공장에 완공했지만 올해 4월, 총투자 예상액 5조 원의 P7 공장을 파주에서 착공하여 내년 8월 완공예정이다. P7은 기존 P1에서 P6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큰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LG필립스LCD는 최근 LCD TV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파주 7세대 생산라인의 2단계 투자를 위한 LCD 생산설비 발주를 이미 시작했고, 내년 3분기부터 2단계(월 4만5천 장)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것.

LG필립스LCD 파주 7세대 생산라인은 순차적인 설비 구축을 통해 2007년 1분기까지 총 월 9만 장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이같이 LCD 소비시장이 점차 대형화 추세로 돌아서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국 LCD 생산 거점이 구미에서 파주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PDP도 옮겨간다

지난 9월 구미공단 LG전자 PDP A3라인에서 세계 최초로 6면취(1장의 유리에서 42인치 패널 6개를 생산) 공정을 적용한 PDP 양산에 나선 이후 2개월 만에 월간 PDP생산량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 자리에 오르는 등 PDP 업계에서 부동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LG전자 구미공장의 'PDP신화'가 계속 쓰여질지는 의문이다.LG는 이번 파주에 대한 투자 규모를 당초 3조5천억 원에서 1조7천억 원 규모의 PDP 모듈 공장 투자를 제외하고 1조8천억 원으로 줄였다.

LG전자 주변에서는 구미 공장 생산 능력으로 향후 2, 3년간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 일단 투자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는 2008년쯤에는 PDP도 생산기지가 파주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LG의 파주 LCD 클러스터에는 내년 1분기 중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LG필립스LCD의 파주 7세대 LCD 공장을 중심으로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마이크론 등 4개 계열사가 참여, LCD 원료부터 부품, 완제품까지 수직 계열화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까지 세워놓고 있다.

이처럼 파주에 진출하겠다고 나선 LG그룹의 계열사들 중 LG화학을 제외한 3개 계열사는 현재 구미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로 앞으로 투자위축은 물론 기존 공장설비마저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LG 쪽에서는 이번 정부의 발표로 장기 표류까지 예상됐던 LG의 파주 LCD 클러스터사업이 가속도를 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LG의 파주 LCD 클러스터사업은 그동안 정부 일부 부처의 지역균형발전 명분에 밀려 그동안 투자 승인이 번번이 무산돼 오다 이번에 막혔던 물꼬가 트였다는 입장이다.

▲파주 LCD 클러스터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 120만 평 규모로 짓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LCD 단지)는 LG필립스 LCD의 첨단산업 전진기지다.여기에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28배 크기에 해당하는 50만 평 규모의 차세대(7세대) LCD 생산 시설을 비롯해 국내외 부품 및 장비 협력 업체가 들어서게 된다. 내년 1분기부터는 첫 단계로 유리 기판 투입 기준 월 4만5천 장을 생산하게 되며, 앞으로 모두 9만 장의 생산 능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유리 기판은 세계 최대 크기인 1950㎜×2250㎜로, 이 한 장에서 42인치는 8장, 47인치는 6장을 각각 생산해 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산업 단지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LG필립스 LCD는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본 궤도에 오르면 구미는 모니터·노트북·휴대전화용, 파주는 대형 텔레비전용 중심 사업장으로 키울 계획이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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