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도권 공장 신·증설…대구 첨단단지 비상

대구 첨단산업단지 조성계획 비상

정부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방침에 따라 대구시 역점사업의 하나인 지역 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LG의 파주공장 증설에 이어 최근엔 정부의 첨단업종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방침까지 발표되면서 삼성상용차 부지, 달성2차 산업단지 등에 수도권 등지의 '알짜' 첨단기업들을 유치하려던 대구시의 계획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협력업체 입장에선 고급 인력 확보, 본사 및 주공장과의 접근성, 물류 비용, 특히 모기업(대기업)-협력업체 간 클러스터 형성을 통한 효율성 증대 등의 측면에서 지방보다 대기업이 있는 수도권에 입지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만큼 대기업 첨단업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이 허용되면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공장을 증설할 업체가 사실상 없기 때문.

이 때문에 대구시는 삼성상용차 부지 총 14만 평 중 4만 평, 달성 2차공단 42만 평 중 8만 평, 또 성서산업공단 4차단지 내 8천 평 등에 국내외 유력 기업들을 유치,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으나 자칫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특히 삼성상용차 후적지의 경우 4만여 평에 LCD나 반도체, 모바일 등 첨단산업 관련 외국인투자기업 및 합작기업, 수도권 알짜 기업과 공장 등 3, 4곳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조치에 따른 여파가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8만 평에 LCD, 기계금속 관련 업종 등을 유치, 외국기업전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던 달성2차 산업단지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여희광 경제산업국장은 "수도권에 공장, 특히 첨단업종의 입주가 허용되면 업체들의 지방이전은 아예 고려대상도 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이번 정부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 완화 조치가 아직 대구시와 유치 대상 기업들과의 접촉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그만큼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성서산업단지 입주 업체들의 경우 정부의 이번 결정에 관심을 보이곤 있지만 큰 동요는 없는 분위기다.

LCD나 디지털 분야 대기업 납품업체가 몇 곳 되지 않는데다 주로 기술특허를 가지고 있는 원청업체들이어서 입지에 따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40여 개 첨단벤처업체들도 이들 원청업체에 부품 등을 납품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성서산업단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디지털, LCD 등 첨단업종의 경우 자동차 부품업계와 달리 입지 등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번 정부의 결정으로 이전 등을 고려·검토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LG의 파주공장 건설 때도 별다른 동요 없이 성서공단에 입주한 업체들이고 물류비용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 각 회사의 장기계획은 모르겠지만 당장 공장을 이전하는 등의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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