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APEC 정상만찬 부산 名요리사 총동원

18일 1차 정상회의 후 각국 정상과 부인, 각료, CEO 등 1천여 명이 참석하는 노무현 대통령 주재 공식만찬은 부산이 개항한 이후 최대 규모의 연회다.

벡스코 제1 전시장 1천330여 평을 모두 사용하는 이 만찬을 위해 이미 무대와 조명 등 시설준비는 끝났고 건배주와 음식, 이를 준비하기 위한 인력규모, 공연 등 행사내용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참석인원이 1천여 명에 이르다 보니 행사준비를 위한 인력도 엄청나다.

만찬준비를 맡은 부산의 한 특급호텔은 요리사 100여 명을 총동원해 음식을 준비한다.

이 중 60명가량은 1급 조리사 자격증을 가진 최고수준의 요리솜씨를 자랑한다.

준비한 음식을 짧은 시간 내에 참가자들의 식탁에 올리기 위해 서빙인력만 300여 명이 동원된다. 호텔 자체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지난달 초 부산지역 3개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어 호텔관광경영학과 학생 200여 명을 '도우미'로 활용한다.

섬세하고 완벽한 서비스를 위해 이달 초부터 실습위주의 현장교육과 리허설을 수없이 반복해 왔다.

정상만찬의 메뉴는 철저히 대외비로 돼 있으나 밥과 함께 10가지 정도의 전통한식(韓食)을 7번에 나눠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한식은 한상에 차려 내놓는 것이지만 이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을 위해 전식-주식-후식으로 이어지는 양식 코스를 따른다는 것이다.

메뉴는 한식 전문가인 숙명여대 한영실 교수의 자문을 거쳐 정해졌으며, 음식재료는 인삼과 한우, 생선, 야채 등 순수 국내산 농수축산물이 골고루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돼지고기는 이를 금기시하는 이슬람국가 참가자들을 배려해 제외됐으며, 지나치게 강한 자극을 주는 재료들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만찬에 사용되는 그릇은 도금 처리된 십장생 등 우리나라 전통문양이 새겨진 자기류가 사용된다.

국그릇은 강진군 청자사업소에서 국보 220호인 '청자상감 용봉모란문 개합(靑磁象嵌龍鳳牧丹文蓋盒)'을 재현한 것을 사용하는데 각국 정상과 부인들에게 선물로 제공된다.

정상들의 건배주로는 한국전통술인 상황버섯 발효주 '천년약속'과 산딸기를 빚어 만든 '보해 복분자주'가 사용된다.

천년약속은 만찬시작 때 건배주로 사용되며 '보해 복분자주'는 만찬 마지막에 건배를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중에 제공되는 만찬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흰 포도주와 칠레산 붉은 포도주가 사용된다.

정상만찬 문화공연에서는 대중가수로는 '아시아의 딸' 보아, 클래식계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이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서 무대에 선다.

보아는 '넘버 원'을 부르며 임태경은 영화 '미션'의 주제곡인 '멜라 판타지아( Mella Fantasia)' 등 세 곡을 부른다.

무형문화재 안숙선 명창과 부산시립무용단은 우리 전통예술을 각국 정상 등 대표단에 선보인다. 한편 만찬장과 바로 이웃한 한국첨단기술의 집합소 IT전시장 사이에는 전통 창살문이 설치됐고 물고기들이 노니는 IT조형물이 바닥에 설치돼 첨단과 전통의 조화를 자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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