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짝퉁시대] 쏟아지는 '짝퉁' 제품들

불경기에도 고성장을 구가하는 산업이 있다. 이른바 '짝퉁 산업'이다. 성인은 물론 실질 구매력이 없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명품 추종세력으로 급부상하면서 시장 규모를 확대시키고 있다. 짝퉁이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도 자신도 모르게 가짜 상품을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시장에서 샀는데, 나중에서야 짝퉁임을 알게 된 경우도 있다. 그만큼 짝퉁은 가까이 있다.

# 주로 어떤 제품을 많이 찾나

잡화, 액세서리가 주로 많다. 품목별로 보면 가방이 제일 많고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가 뒤를 잇고 있다. 액세서리 중에서는 선글라스를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편식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가방의 경우 프라다가 양어깨에 메는 검은색 배낭을 필두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루이뷔통, 구찌 순. 구두는 상표 휘장이 크게 박혀있는 페라가모가 1위였고 구찌, 프라다가 그 뒤를 이었다.

# 짝퉁을 찾는 이유는

짝퉁이 진짜처럼 품질이나 성능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하지는 않는다. 명품에 대한 대리만족 때문에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사회적인 지위를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의도도 있다. 또 명품을 여럿 가지고 있는 이에게는 구색을 갖추기 위해 짝퉁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개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유명브랜드에는 없는 디자인의 짝퉁이라도 제품이 예뻐서 사는 소비자도 있고, 명품인지 짝퉁인지 따지지 않고 단순히 마음에 들기 때문에 사는 소비자도 많다.

# 인터넷으로도 구매 가능

온라인으로 짝퉁을 판매하는 인터넷 카페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들 사이트에는 진품과 디자인은 물론 재질까지도 똑같은 SA급부터 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얼핏 비슷해 보이는 A급 가짜 명품들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다. 회원이 사이트에 올려진 사진을 보고 운영자에게 메일이나 메신저로 주문은 내고 금액을 지불하면 거래가 이뤄진다. 회원이 원하는 물건의 정보를 제공하면 운영자가 직접 중국 출장을 통해 구해 주기도 한다.

# 중국은 짝퉁의 천국

중국은 짝퉁의 천국이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생산된 가짜 명품의 국내 반입이 급증하면서 짝퉁의 메카도 중국에 자리를 내주었다. 중국 짝퉁 시장은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칭따오 등 중국 대도시 곳곳에 널려 있다. 심지어 중국의 상징인 베이징 천안문 주변 거리에서도 단속의 눈길을 피해 롤렉스, 오메가, 까르티에 등 가짜 시계를 파는 노점상이 눈에 띌 정도다.

중국산 짝퉁은 국내산보다 값이 싼데다가 최근에는 전문가가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정교함까지 갖춰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선글라스의 경우 모두 스페셜 A(SA)급으로 진품과의 구별이 어려울 정도다.

가전제품과 골프채, 오토바이, 담배, 컴퓨터에서 비아그라 등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못 만드는 제품이 없다. 베끼기도 빨라 명품 제품이 시장에 나온 지 1주일 지나면 짝퉁이 유통될 정도다.

# 짝퉁 시장 규모

짝퉁 시장 규모는 어렴풋한 추정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 유통업체의 진단이다. 종류와 수량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유통도 은밀히 이뤄지며 판매경로도 온'오프 라인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관세기구(WC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짝퉁시장 규모는 상품교역량의 5~7%인 5천120억 달러(약 512조 원)로 추정했다. 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11월 17일자 라이프매일 www.life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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