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나이 40… 어! 여드름 났네"

'청춘의 꽃'이라고 불리는 여드름은 사춘기를 맞은 청소년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피부 질환이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여드름을 경험하기 때문에 병으로 여기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달리 여드름은 사춘기 때에만 국한되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20대, 30대, 심지어 40대 중·후반에도 생길 수 있다.

■성인 여드름의 특징

청소년기에 생기는 여드름과 성인 여드름의 모양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성인 여드름에서는 구진(진피 내의 염증이나 표피·진피의 증식에 의해 발생하는 지름 5mm 이하인 발진)과 농포(내부에 고름이 고여 약간 돋아오른 황색 또는 회백색의 발진)가 주로 나타나며 청소년기의 여드름보다 염증의 정도는 덜 심한 편이다. 또 이마 부위보다는 볼이나 턱, 입 주변에 많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며 성인기에 새로 발생하는 후발형보다 사춘기 여드름이 계속되는 지속형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드름은 대부분 별다른 문제점을 남기지 않고 치료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심한 흉터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성인에게 발생하는 여드름은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여드름에 비해 좁고 깊게 팬 자국 등 흉터를 더 잘 남기고 피부 위로 불룩 솟아오른 두꺼운 덩어리를 형성하거나 켈로이드(피부의 염증이나 상처가 치유되면서 상처부위가 피부 위로 과도하게 융기되고 넓어진 흉터 조직)를 남길 수 있다. 성인 여자보다는 성인 남자에게 흉터가 더 심하게 남는 경향이 있다. 청소년기의 여드름은 계절에 따른 변화가 별로 없는 반면 성인 여드름은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릴 때 더 심해진다.

성인 여드름과 혼돈하기 쉬운 것으로 혈관이 확장되어 얼굴이 붉어지는 주사가 있다. 주사가 심해지면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따가운 증상과 함께 구진이나 농포가 생기기도 한다. 주사는 술, 짜고 매운 음식, 커피나 콜라같이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 섭취나 스트레스, 호르몬 이상, 소화불량, 비타민 결핍, 기온의 급격한 변화 등에 의해 발생한다.

■원인 및 치료

청소년기 여드름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분비 증가에 따라 모공의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성인 여드름은 임신, 출산, 다모증, 탈모, 생리 불순 등에 의한 호르몬 변화에 따라 많이 나타난다. 지나친 세안제 사용이나 화장품 오용 또는 스프레이, 무스, 헤어로션, 헤어크림, 헤어트리트먼트 등과 같은 제품 사용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기계 기름, 직물, 물감기름, 가죽 등을 취급하는 사람의 경우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

치료를 할 때는 신체적 병증과 함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한 조사에서 여드름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성인들이 청소년들에 비해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 여드름은 누구에게나 발생하는 흔한 질병이지만 성인 여드름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여드름으로 인한 중압감은 성인들이 더 받는다는 것. 남자보다는 여자, 여드름이 심하고 발병기간이 길수록, 여드름 발생부위가 안면일 경우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여드름은 피부에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도 줄 수 있는 피부병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조처와 더불어 세안 및 피부 관리는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여드름의 경우 초기부터 병을 다스리는 것이 좋기 때문에 발생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진단과 계획을 세워 꾸준히 치료를 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는 속설에 따라 무리하게 자가 치료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치료 방법 선택에 있어서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야 하며 치료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떨쳐 버려야 한다. 청소년기 여드름과 성인 여드름의 치료 방법에는 거의 차이가 없으나 발생 및 악화 요인을 제거하거나 감소시켜야 하는 필요성은 성인 여드름 환자에게 더 요구된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 피부 관리 시스템이나 박피, 레이저 시술 등을 이용하여 치료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이원주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사진:여드름은 사춘기 때에만 국한되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20대, 30대, 심지어 40대 중·후반에도 생길 수 있다. 사진은 이원주 교수 진료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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