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씨년스럽다'란 말이 왜 나왔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것이 '을사늑약' 당시 우리 선조들이 나라를 빼앗긴 망국의 해를 빗대, 날이 흐리고 쌀쌀하면 "을사년스럽다"고 하던 데서 유래된 말임을…."
네티즌들이 '을사보호조약'으로 알고 있었던 이 조약이 '조약'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도 않는 무효한 문서이고, 지난 17일로 체결된 지 100년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제기하고 나섰다. 그리고 '을사늑약 무효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서명 운동은 시작 보름 만에 서명자가 8천 명을 후딱 넘어섰다.
을사늑약 100년, 해방 60년, 한·일수교 정상화 40년. 네티즌들은 올해는 일본과 관련된 불쾌한 일들이 참으로 많았다고 한다. 독도문제가 최대의 이슈로 떠올랐고,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가 계속 우리의 국민 감정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차제에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는 말을 강조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 네티즌들이 무효화를 서명하고, 한 마음 한 뜻을 모은다고 무효가 성립되지는 않습니다. 지나간 세월이 되돌려지는 건 더더욱 아니구요. 하지만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포로수용소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기리는 파리의 노틀담사원의 입구에는 철학자 사르트르의 이 말이 써 있다고 합니다."
네티즌들은 다시 한 번 되뇌었다.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들 자신이라고 했다. 우리가 잊지 않고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한, 다시는 '100년 전의 을씨년스러운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1만 네티즌의 뜻을 모아 외칩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맙시다." 그래서 을사늑약은 무효가 되었다.
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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