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발중인 AI백신 효과 없을수도"

중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지역이 확대되고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마저 나타난 가운데 AI가 본격적인 인간 질병으로 확산될 경우 현재 개발중인 백신이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헨크 베케덤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대표는 17일 "현재 AI의 원인이 되고 있는 H5N1 바이러스는 인간 전염병을 유발시킬 수 없고 만약 인간 전염병으로 번지게 된다면 바이러스의 변형이 먼저 이뤄질 것"이라며 "백신이 듣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케덤 대표는 사람끼리의 전염이 가능하도록 바이러스가 변이 된다면 "그 수준이 상당할 것이고 현재의 바이러스에 맞게 만들어진 백신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수 있다"고 우려했다. H5N1 바이러스에 맞게 만들어진 백신은 농업인이나 도축업자, 수의사같이 감염된 가금류와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AI의 인간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 H5N1 바이러스가 사람끼리의 감염이 가능한 더 치명적인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베케덤 대표는 H5N1 바이러스가 가을과 겨울철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며 "조류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면 사람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결국 사람이 감염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WHO는 세계적으로 AI 백신 연구와 생산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 왔다. 마거릿 찬 WHO 전염병 담당 사무차장은 이날 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전 세계 환절기 독감용 백신 생산능력이 3억회 투여 가능 분량에서 최근 4억2천500만 회 투여 분량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매우 미미한 생산능력"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 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71억 달러 규모의 AI대책 자금이 하원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전액 삭감됐고 이탈리아에서는 의회가 5천만 유로의 AI대책 자금 지원안을 통과시켰지만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의회의 안건 처리 속도가 늦는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전날 처음으로 3건의 자국내 AI의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그 가운데 2명은 이미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날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을 비롯한 2개 지역에서 또 AI가 발생했다고 중국 농업부가 발표함에 따라 중국의 AI 발생지역은 13곳으로 늘었다.

베이징·로마APAF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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