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7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경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왜곡된 역사인식의 문제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등 일본문제가 화제가 된 것은 공식회담 후 이어진 오찬에서였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오찬에서 19세기 말부터 전개돼 온 한반도의 주도권을 둘러싼 동북아 침략의 근세사를 설명하면서 '짤막한 역사강의'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은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 역사적 사례를 열거하면서 "주변 강국이 협력적 관계가 되지 못하면서 한반도는 줄곧 전쟁터가 되었다"며 한반도 침탈사를 상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사를 성찰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도 거론, 노 대통령은 "일본은 수십 년 동안 한반도를 지배했고, 독일은 4, 5년 다른 나라를 지배했지만, 양국이 과거사를 반성하는 자세는 많은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일본에 요구하는 것은 거듭해서 반복되는 사과가 아니다"면서 "사과의 뜻에 맞는 행동을 실천으로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총리로서 꼭 할 수밖에 없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며 비판적 입장을 피력했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진지한 설명을 경청한 뒤 "이해를 한다"는 반응을 보인 뒤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고 한다. 지난 6·11 워싱턴 정상회담에서도 오찬장에서 노 대통령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주장 등 최근 한일관계와 일본의 역사왜곡문제를 설명하고 부시 대통령의 이해를 촉구한 바 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침략 역사와 역사 인식문제를 상세히 설명했고, 부시 대통령은 이를 경청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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