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시장의 마이너 그룹이던 50대 여성의 취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반가움보다 서글픔이 앞서는 건 무슨 까닭인가.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전체 여성 취업자 수는 월 평균 951만3천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에 그친 반면 50대 여성 취업자는 139만9천 명으로 9.7%나 치솟았다. 10대(13.4%↓), 20대(0.4% ↓), 30대(1.1%↑), 40대(0.9%↑)의 연령대별 여성 취업 증감률에서 유독 50대 여성만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4년 이후 최고치다. 저출산'고령화로 부족해진 노동력을 50대 이상 여성들이 채워 주는 일부 선진국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 현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우선 그간 경제 활동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50대 이상 여성층이 노동 시장의 주력군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이는 일하고 싶은 50대 이상 여성들에게 "나도 일할 수 있다"는 취업 동기를 부여한다. 동시에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행에 따른 노동력 감소 문제를 50대 이상 여성층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준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여성 취업 증진책이 모색돼야 할 필요성을 말해 준다.
또 하나는 이 같은 현상에서 우리 사회의 그림자를 보게 된다는 점이다. 남편의 실직, 자녀 고용 불안정 등 생활고에 쫓겨 생계 차원에서 취업 현장에 뛰어드는 여성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말이다. 50대 여성 취업자 상당수는 임시직'일용직에 몰려 있다. 월 60만~90만 원대의 저임금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가족의 생계 해결을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선 50대 여성들의 고단한 어깨에서 조기 퇴직, 빈익빈 부익부가 몰고 온 또 하나의 그늘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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