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캠프워커 헬기장 이전작업 본격화

10년째 표류하던 대구 남구 봉덕동 미군 캠프워커 기지 내 H-805 헬기장과 A3비행장 활주로 일부 부지의 이전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전부지 2만3천여 평에 대한 환경부·국방부 공동주관의 '한·미 합동 환경오염조사'가 17일부터 시작돼 다음달 9일쯤 끝나면 대구시와 남구청은 국방부를 상대로 부지매입 착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1995년 부지이전에 관한 대미협상이 시작된 지 꼭 10년 만이다.

△이전 본격화=캠프워커의 전체 부지 22만2천여 평 가운데 이전이 확정된 규모는 H-805 헬기장 8천600평과 A3비행장 활주로 부지 1만5천400평 중 일부인 8천400평, 활주로변 4천591평 등 모두 2만1천591평.

대구시가 매입하는 활주로 부지는 3차 순환도로 연장도로로 활용될 예정. 현재 봉덕초교~보훈청 방향의 3차순환도로 미개설 도로 1.4㎞ 중 이전이 확정된 봉덕초교~영대네거리 쪽 700m 구간이 편도 4차로로 우선 개설되며, 나머지 700m구간의 미이전 활주로(7천 평)도 2007년까지 추후 반환받을 방침이다. 헬기장부지는 남구청 신청사 및 세무서, 보건소 등의 공공시설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걸림돌은=가장 큰 걸림돌은 매입비. 국방부의 매각 제시금액은 헬기장 182억 원, 활주로와 주변부지는 274억 원 정도. 구청이 헬기장 부지매입을 위해 현재 확보한 돈은 52억 원뿐. 나머지 150억 원은 오는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마련해 매년 갚아 나가는 방안을 국방부와 협의할 방침.

대구시도 부지 매입대금 마련이 쉽잖다. 활주로 부지와 교환할 시 소유인 남구 봉덕3동 캠프워커 동편 쓰레기재활용선별장 2천200여 평의 매각대금 27억 원을 빼도 247억 원이 더 필요한 것. 시는 숙원사업인 3차 순환도로 완공을 위해 관련 예산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개발 기대감=55년 만에 미군기지 내 일부 시설 이전 가시화로 수십 년 동안 재산권 행사 피해는 물론 소음 등 각종 불편에 시달렸던 인근 대명5동, 봉덕3동 주민들의 개발 기대심리가 부풀어가고 있다.

주민 이청모(45) 씨는 "미군기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대가 완전히 황폐화했고 헬기장 소음은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명5동 엄수범 동장은 "헬기장 이전에 따라 주민들이 주상복합 아파트 건축을 추진하는 등 재개발 논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기지 되찾기 시민모임 김동옥 사무처장은 "이해찬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대구 도심 미군부대 완전이전에 대해 최근 긍정적 답변을 한 만큼 이전을 계속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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