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도권 공장 완화…구미 부동산 '불똥'

정부와 여당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완화 정책 발표 이후 구미지역의 아파트 분양 경기가 순간 얼어붙는 등 파장이 비제조업으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구미는 주택 투기지역이 아닌 관계로 실수요층이 두터워 정부의 '8·31 부동산 대책' 이후 틈새시장으로 떠올라 주택업체들이 대거 몰려들었지만 이번 정부의 조치로 주택업체들이 아파트 분양계획을 미루고 있다.

현재 구미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고 분양승인을 앞둔 곳은 3개 단지 1천863가구. 신화토건이 인의동 인동지구에 207가구, 한국토지신탁이 남통동에 704가구, 고려개발이 옥계지구에 952가구를 11~12월쯤 분양할 예정이다. 이 밖에 화성산업이 사곡동에 418가구, 신일이 임은동에 686가구, 세원산업개발이 상모동에 780가구, 공단주공재건축조합이 공단동에 822가구를 연내 공급할 계획으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연내에 5천여 가구가 신규공급될 전망이다.

그러나 구미 4공단의 개발수요를 감안, 아파트건설 사업을 추진 중인 현진에버빌(1천400가구)과 삼구트리니엔(642가구), 고려개발(952가구) 등 3개 업체의 경우 정부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등 규제완화 조치 발표로 비상이다.

지난달 31일 경북도로부터 옥계동 4공단 36블럭에 사업승인을 받은 삼구트리니엔의 경우 현재 분양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37층으로 경북에서 최고층 아파트 신축승인을 요청했다가 고층이라는 이유로 사업승인이 보류된 현진에버빌과 지난 5월 사업승인을 받았다가 아파트의 배치, 평형문제로 설계변경을 신청한 고려개발 측은 일단 사업추진을 미루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게다가 이들 업체들은 롯데와 대우가 송정동 구미형곡주공아파트를 재건축, 지난 3월 분양한 '듀클라스'가 55평형을 평당 620만 원에 분양했던 것을 감안, 분양가를 전평형대에 걸쳐 600만 원대로 내정했으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분양가 인하를 검토 중이다. 4공단 부지 외에 아파트 사업을 추진 중인 업체들도 이 같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지식기반 신도시,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 등으로 값이 폭등한 농지·임야·상가 등 여타 부동산 가격도 폭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 구미지점 조사에서 4공단 주변지역인 인동·산동·해평지역 등을 중심으로 땅값이 치솟던 올 7월까지의 부동산 거래가 2만49필지에 3천61만8천784㎡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던 것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 신문기(52·구미시 송정동) 씨는 "4공단 배후지역인 인동, 옥계지역의 주요 도로변 땅값이 평당 500만~1천만 원대로 부르는 게 값이던 것이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로 폭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잘나가던 구미공단이 이제 쇠퇴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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