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건설 시장의 외지 업체 잠식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8·31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자금력을 앞세운 타지역 업체의 시장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어 분양가 상승 및 하도급 지역 기피 등 부작용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된 지난 2003년 이후 올 10월까지 대구지역에서 분양된 300가구 이상 단지 46개 중 서울 등 타지역 업체가 분양한 단지는 37개로 전체의 80%를 넘고 있다. 가구 수로 보면 전체 2만7천300가구 중 2만3천600가구를 타지역 시공사가 맡았다.
또 올 들어 분양된 26개 단지(300가구 미만 포함) 중 지역 업체가 분양한 곳은 8곳이며 내년 2월까지 분양 대기 중인 단지 43개 중 지역 업체가 시공을 맡은 곳도 9개에 그치고 있다.
지역 업체로는 동화주택이 오는 22일 '죽곡 아이위시'를 분양하며 우방과 대백건설이 수성구에 2개 단지씩을, 화성산업이 송현주공과 두산동 동아아파트 재건축을 포함해 4개 단지를 분양하는 정도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8·31 대책 이후 자금력이 약한 지역업체들이 공사 수주를 기피하는 사이 타지역 업체들이 시행사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 지역 업체들이 자체 사업을 펴기도 쉽지 않아 내년 3월 이후 분양 사업의 대부분을 외지 업체가 독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 재개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수성구 범어동과 월배 택지지구의 경우 지역 업체의 분양 물량이 없는 실정이다.
한편 외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대구 시장에 진출하면서 분양가 상승 및 지역 하도급 업체의 수주 격감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태영이 수성동에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분양가를 1천40만 원으로 책정, 분양가 1천만 원을 넘긴 것을 비롯해 동일하이빌이 지난 10월 범어동 단지를 1천130만 원에 분양했으며 12월 분양 예정인 범어동 두산 위브더 제니스의 분양가가 또다시 1천3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타지 업체들의 분양가 고공행진을 주도하고 있다.
또 전문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타지 업체들이 공사를 맡은 단지의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은 35% 수준에 그치고 있어 아파트 건설 호황기에도 불구하고 지역 하도급 업체들의 불황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 하도급 업체들은 "타지 업체들의 분양 단지는 광고와 분양 대행을 비롯한 토목과 골조, 설비, 창호 등까지 외지 업체에 맡기고 있다"며 "대구시가 지역 업체 하도급 비율을 높이도록 적극 권고하고 있지만 대다수 외지 업체들이 기술력 저하 등을 이유로 지역 하도급을 기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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