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릴레이 이런 삶-삼일회계법인 안경태 대표

"人治치중땐 기업 오래 못가"

삼일회계법인은 국내 최대 회계법인이자 '회계사 사관학교'로 불린다. 연매출액이 3천억 원에 달해 국내 79개 회계법인의 총 매출액 중 30%나 될 정도이며, 세계 최대 회계법인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와 제휴하고 있다.

때문에 매년 배출되는 1천 명의 공인회계사들은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근무하게 되는 자체도 매력이지만 이곳에서의 경력이 향후 회계사 활동이나 경제관련 정부 부처로의 전직 등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대표가 지역출신인 안경태(安炅台·53) 씨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인 지난 1975년 9월 삼일회계법인에 입사, 30년간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법인 대표 자리를 6년째 맡아오고 있으며, 2년6개월 전부터는 CEO 겸임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직원 수만 2천500여 명이고 이 중 2천300여 명이 공인회계사를 비롯한 전문가 그룹이다. 또한 13개 국 23개 도시에 직원 50명 안팎을 각각 파견, 근무시키고 있다. 국내에는 대구와 부산, 광주에 지사를 두고 있다.

공인회계사이자 경영학 박사인 그는 삼일회계법인 대표 외에도 정부기관과 민간단체, 대학교 등 32곳에 직책을 갖고 있거나 가진 적이 있다.

현직만 해도 기금정책심의위원회 위원과 정보통신부 회계고문, 한국공기업학회 감사 등 10개다. 이틀에 한 번꼴로 외국 인사들을 만나 한국 기업들 현지 진출문제를 직접 상담하기도 한다.

안 대표는 "회계감사는 부정행위 처벌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게 아니라 전문적인 기법을 동원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업 회계를 감사하는 것이며, 이제 기업들도 많이 투명해졌다"고 했다.

특히 "청구와 우방 등 지역 대표적인 건설업체들이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는것이 안타까웠다"면서 "양적 팽창 혹은 인치(人治) 경영에 치중할 경우 기업은 오래 못간다"며 전문 경영인을 통한 시스템 경영을 강조했다.

또 "대구·경북이 폐쇄적이란 것은 개개인이 폐쇄적이란 뜻으로, 모두 아집에 빠져 외부 사람 얘기를 듣지 않게 돼 퇴보만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여서 남 얘기를 들으려 하지 않으면 몰락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중학교 때 아버지가 사업 문제로 가족들을 이끌고 대구로 이사해 경대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이사한 후 본적을 대구 평리동으로 옮겼고 지금도 노부모와 동생들이 살고 있어, 대구가 사실상의 고향이 된 셈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