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짠순이'.
인터넷 '다음' 카페 '짠돌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혜민(23·대구시 달서구 성당1동) 씨의 별명이다. "쓸 땐 쓰고 아낄 건 아껴야 한다는 게 지론이죠. 맛있는 음식 사먹고 영화 등 취미생활에 돈 쓰는 건 아깝지 않지만, 쓸데없이 치장하고 낭비하는 건 싫거든요."
그녀는 '짠순이'의 생활이 궁색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해서 쟁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력하는 자와 노력하지 않는 자의 차이라는 것. 어차피 쉬는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조금만 움직이는 노력을 하면 그녀에게 떨어지는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녀는 화장품을 사지 않는다. 대신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상품 사용 후기 등 글을 올리거나 경품으로 화장품, 가방 등 크고 작은 선물들을 심심찮게 챙긴다.
남과 똑같은 매장을 이용하더라도 그녀가 좀더 값싸게 할인을 많이 받는 것은 미리 정보를 챙기는 노력의 대가. 옷가게·식당·영화관·서점 등지에서 할인과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일리지 카드가 18개나 된다. 카드 지갑이 따로 있을 정도. 하지만 불필요한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신용카드는 아예 없다. 현금을 쓸 만큼 충전해서 쓰는 직불카드만 쓰고 있다.
"옷 하나를 사는데 대부분 1만 원을 넘지 않아요.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값싸고 품질도 괜찮은 옷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외투 등 오래 두고 입을 옷은 직접 매장에 나가 살펴보고 목돈을 투자한다. 단, 마일리지 카드를 잘 활용해 누적된 점수로 티셔츠 등을 공짜로 사 입는다. 그녀는 영화관에 가도 1천∼1천500원만 낸다. 할인을 많이 받기 위해 아침에 영화관에 가서 조조 할인에다가 멤버십 카드 할인 등 중복 할인으로 값싸게 개봉 영화를 보는 것. 1천 점씩 포인트가 쌓이면 영화관에서 초대권도 보내줘 즐겁단다. 통신사 마일리지 카드도 잘 활용해 아버지의 휴대전화 요금을 2만 원대에서 1만 원대로 낮추었다고 한다.
약국에서 일하는 그녀는 월급의 70∼80%를 저금한다. 한 달 용돈은 20만 원. 여기서 휴대전화 요금, 교통비 등도 빠진다. 돈을 모으기 위해 안정성과 이자까지 챙기며 제2금융권을 많이 활용하고, 가정에서 부모님이 쓰는 돈도 어차피 집 돈이라는 생각에 씻고 난 물을 버리지 않고 변기 물로 활용하고, 안 쓰는 전기는 바로바로 끈다는 그녀. 돈을 모아 여행가고 결혼할 때도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싶다고 했다.
◇ 짠순이 돈 아끼는 비법 5
1. 도시락을 싼다=직장인들이 가장 손쉽게 용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내근이 많은 여직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방법. 도시락을 싸면 하루 3천 원 이상 용돈을 줄이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선배들과 식사 기회를 많이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 지나치게 많이 선배에게 밥을 얻어 먹으면 '빈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1주일에 2번 정도 식사 기회를 만들면 별 소리 듣지 않고 용돈을 아낄 수 있다.
2. 쇼핑 리스트를 작성한다=특히 주부들이 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알뜰 소비법. 할인점 등에 갈 때 반드시 쇼핑 리스트를 작성해 해당 제품만 사고나면 바로 나와야 한다. 더 돌아다녀봤자 필요없는 물건까지 사오기 마련. 보면 사게 되고, 있으면 먹게 된다는 게 짠순이들의 생각이다.
3. 할인 쿠폰은 필수=짠순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 먹고 안 살 수는 없는 일. 하지만 나름의 비법이 있다. 무조건 할인 쿠폰을 챙기는 것. 지갑 안에 할인 쿠폰 서 너 장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짠순이라고 말할 수 있다. 통신사 할인 카드도 필수적으로 가지고 다닌다. 할인 혜택이 없는 영화관이나 식당에는 아예 발걸음도 하지 않는다.
4. 문자 메시지를 적극 활용한다=짠순이들은 통신 요금이 2만 원을 넘지 않는 것이 보통. 기본 요금보다 많아봤자 2천원 정도 더 나올 뿐이다. 휴대전화는 '삐삐'로 활용해 전화 수신과 문자를 보내는 데 주로 사용한다. 컬러링, 발신자 서비스, 무선 인터넷은 엄청난 '사치'다.
5. 자동차를 처분한다=진짜 돈을 아끼고 싶으면 자동차를 처분하는 것이 좋다. 기름값과 보험료만 아껴도 차 한 대당 1년에 최소 300만 원 이상 아낄 수 있다. 차가 있으면 외출이 잦아져 하지 않아도 될 소비도 덩달아 많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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