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슬리퍼계의 지존'삼선 슬리퍼'

가로로 흰색 줄 3개가 신발덮개 위에 표시된 '삼선 슬리퍼'. 슬리퍼계의 지존이다. 10년 이상 슬리퍼계를 평정해오고 있다.

15년여 전 7천 원대 가격으로 '럭셔리(Luxury·최고급) 슬리퍼'의 대명사로 중·고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이 슬리퍼의 인기가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현재는 3만5천 원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여전히 삼선슬리퍼가 전체 매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최고 인기상품이다.

'세 줄'을 변형한 형태의 제품들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당시에도 '두 줄', '네 줄' 등 짝퉁 슬리퍼가 시장을 점령했었다. 학교에서 무작위로 한 반을 골라 조사하면 50여 명 중 30명은 이 신발을 신고 있었을 정도. 지금도 학교 앞 문구점에 가면 3천∼5천 원 정도의 저렴한 짝퉁제품이 쌓여있으며 대부분 학생들은 실내화용으로 이 슬리퍼를 찾고 있다.

김상준(15·ㄷ중 2)군은 "대리점에서 산 진품 삼선슬리퍼는 외출할 때 신고 다니며 학교에서는 주로 짝퉁을 신는다"고 말했다.

삼선슬리퍼는 무난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에 재질도 좋아 한번 사면 오래가는 장점이 있다. 쉽게 찢어지거나 바느질이 풀리지 않아 입소문을 통해 십수년째 슬리퍼계를 수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지하철 반월당역 메트로센터 내 삼선슬리퍼를 파는 대리점 주인은 "새우깡이 수십년간 살아남은 것처럼 이 슬리퍼도 꾸준한 사랑받고 있다"며 "짝퉁 때문에 매상이 조금 떨어지지만 아직도 슬리퍼하면 삼선슬리퍼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삼선슬리퍼보다 더 고급스러운 독일디자인을 본 뜬 'ㅂ'제품, 고무창이 미끄럽지 않고 쿠션감이 뛰어난 가죽으로 만든 'ㅁ'제품, 경쟁 스포츠사의 'ㄴ'제품 등도 소비자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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