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야산에 출몰해 등산객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대구시내 변두리 농가와 묘지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는 멧돼지로 인해 대구 달성공원 사육사들이 바빠졌다.
멧돼지의 천적인 호랑이의 똥냄새를 이용, 멧돼지를 쫓아보려는 사람들이 달성공원에 몰려들어 '호랑이 똥'을 달라고 보채기 때문.
대구 달성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호랑이 똥' 구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많을 때는 하루 2, 3건씩 똥을 사겠다는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 이달 들어서도 3, 4일에 한 건씩 꼴로 문의가 오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뿐만 아니라 부산, 울산 등에서도 달성공원을 찾아오는 실정.
멧돼지의 출몰로 애지중지 가꾼 농작물이 엉망이 된 농민, 야산에 묘를 썼는데 멧돼지들이 묘 주위를 파헤쳐 마음상한 시민 등이 호랑이 똥을 찾는 주고객.
하지만 공원관리사무소 측은 "달성공원에 살고 있는 호랑이는 2마리 뿐이며, 이들이 하루에 배설하는 똥도 채 200g이 안돼 '원하는 만큼' 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는 호랑이 똥을 구하는 사람 1명당 500g~1㎏ 정도의 똥을 무상으로 챙겨주고 있는데 하루 획득할 수 있는 양이 적어 아직 50여 명이 '똥을 기다리며' 대기중.
관리사무소 이대용 사육담당은 "농작물 피해 등을 생각하면 사정이 딱하지만 고기가 주식인 호랑이는 똥의 양이 많지 않아 제 때, 원하는 만큼 나눠주기는 어렵다"며 "구하기도 쉽지 않고 호랑이 똥보다 냄새가 오래가는 나프탈렌이 멧돼지를 쫓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일 대구 남구 봉덕동 앞산 등산로에서 멧돼지가 나타나 등산객을 들이받은 것을 비롯, 대구 외곽지와 경북도내 곳곳에서 멧돼지가 수시로 출현해 농작물을 뜯어먹는가 하면 묘를 파헤치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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