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00자 읽기-르네상스인 김승옥

백문임 외 7명 지음/앨피 펴냄

'김승옥의 감수성은 세기의 감수성입니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중·장년층 특히 스무 살 언저리에 김승옥 소설의 세례를 듬뿍 받은 사람들일 것이다. 1964년 단편소설 '무진기행'으로 우리 문단에 혜성같이 등장했던 김승옥. 그때 그의 나이는 스물넷이었다. '사상계' 1964년 10월호에 발표됐으니 40여년만이다.

그러나 그는 5년여의 짧은 작품활동 끝에 수수께끼처럼 '순수 문학장'을 떠나버린다. 자타가 공인하는 유망한 청년작가가 서른 즈음에 자신의 문학을 버린 것이다. 그는 왜, 어디로 가버린 것이었을까.

젊은 연구자들이 새롭게 쓴 '르네상스인 김승옥'은 바로 그런 '김승옥 론'이다. 수록된 글들은 김승옥의 문학 외적 활동, 즉 대중소설, 시나리오작가, 영화감독 등의 활동이 '외도'가 아니라 애당초 그가 대중문화에 관심과 재능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의 작품목록, 영화목록 등 잘못된 기록과 오류들을 잡아내고 있다. 세종대 교수로 활동하다 2년 전 소설가 이문구의 부고를 들은 날 뇌경색으로 쓰러져 언어를 잃고 현재에 이른 과정도 담고 있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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