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래하는 예비 백의의 천사 '그린비'

"항상 밝은 모습으로 그늘진 이웃에게 노래와 웃음을 주는 백의의 천사가 되겠습니다."

영남이공대 간호과 동아리 '그린비'. 20년의 역사를 가진 그린비는 노래를 매개로 우정도 다지고 활기찬 캠퍼스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결성돼 현재 학년별로 10여명씩 활동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이, 친구, 연인을 뜻하는 순 우리말인 그린비는 학내외에서 '이름값'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학내에서는 학술발표회, 간호과 가관식, 축제, 학생회 출범식 등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며 축하공연단으로 활동한다.

그린비의 활약은 외부 봉사활동에서 더 두드러진다.

간호과 학생들 격주로 영남대 의료원 정신과 병동을 방문, 환자들과 레크레이션을 하며 위안을 안겨준다. 30여명의 환자들은 '그린비 언제와요'

"처음 정신병동을 방문할때는 무서웠어요. 갑자기 때릴까봐 겁이 나기도 했어요"

황미희(간호과 2년)씨는 지난 봄 학기에 환자들을 만나보고 깜작 놀랐다. 위축된 환자들도 막상 노래를 시작하면 박수를 보내주며 열띠게 호응하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활기차게 바뀌는 것을 보고 자신의 선입견이 부끄럽기도 했다.

"일단 노래를 불러서 분위기를 띄운 다음 팀을 나누어 게임도 하고 선물도 주면 환자 들이 언제 또 오는 지 물을 정도가 돼요."

황씨는 정신병동은 폐쇄 병동이어서 임상실습을 하기 힘든 곳이라 오히려 큰 공부가 된다고.

그린비는 힘들고 소외된 이웃들이 있는 곳에는 어디 든지 달려간다. 학교 인근 홀몸노인들에게 수시로 찾아가 간호봉사도 하고 말벗이 되어 준다. 명절때가 되면 선물을 전달하고 건강체조나 몸 관리법을 전수하기도 한다.

"30여 차례 홀몸노인 가정을 찾았는데 돌아올 때면 더 있다 가라고 해서 발걸음이 무거워요. 그럴때면 더 자주 찾아 뵈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돼요."

권영아(간호과 2년)씨는 할머니·할아버지들과 함께 하면서 간호사로서 가져야 할 자세를 많이 배운다고 했다.

그린비는 학교 안팎의 장애인 체육대회에서도 평소 갈고 닥은 노래솜씨로 처진 장애우들의 마음을 띄운다.

김후자 간호과 지도교수는 "수업과 실습때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간호 특성으로 학생들에게 여유와 자신감을 심기 위해 그린비를 만들었는데 학생들이 자신들보다는 봉사활동을 더 열심히 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