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구용 난자 기증한 여성에게 보상금 줬다"

미즈메디 노성일 이사장 "150만원씩 보상"

난치병 치료 위해 황교수와 상의없이 혼자 처리"난자 기증자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 "어제 황교수와 만나 많은 얘기 나눴다"

황우석 교수팀과 그동안 배아줄기세포연구를 함께 해 온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줄기세포 연구용 난자를 기증한 여성들에게 보상금을 줬다"고 21일 털어놓았다.

이는 연구용 난자 채취시 금전적 보상을 금지하고 있는 생명윤리법이 발효되기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대가성이 있는 난자를 이용해 줄기세포 연구를 했다는 윤리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난자 의혹'의 핵심인 황 교수팀 소속연구원의 난자채취 여부에 대해서는 의사윤리를 들어 정확히 답변하지 않았다. 노 이사장은 이날 오후 강서미즈메디병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의사로서 연구에 깊숙이 참여했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밝히지 못한 것은 의사의 윤리규정과 현행법을 어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팀에게 난자를 제공해 온 미즈메디병원의 입장을 솔직히 밝히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노 이사장은 "2002년 후반 황 교수의 요청을 받고 막상 연구를 시작하려고 하니성숙하고 싱싱한 난자를 기증받기가 어려웠다"면서 "연구에 필요한 (난자) 숫자를채우려면 어느 정도의 보상을 전제로 난자를 기증받아 채울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인류의 가장 큰 염원인 난치병 치료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황 교수와 상의 없이 혼자서 책임지기로 결정했었다"고 말한 뒤 "황 교수도 (오늘 발표로) 이제는 알게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발표문 낭독 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어제와 그제 황 교수와 만나모든 사항을 다 얘기했다. 지금 심정이 의사를 은퇴하고 싶을 정도라는 얘기를 황교수에게 전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노 이사장은 "난자 공여자에게는 매일 과배란 주사를 맞으면서 지낸 15일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150만원 정도의 실비를 각각 제공했었다"면서 "이 돈은 연구비가아닌 개인 돈으로 지출했다"고 말했다. 정자 공여자에게는 10만원이 사례비로 지급됐다는 게 노 이사장의 설명이다.

전체 난자 공여자수에 대해 그는 "보상금을 지급한 20명여명 외에 황 교수의 소개로 와 보상금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기증한 여성이 더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명시화된 생명윤리법이나 윤리규정도 없었던 당시 상황을 연구 후에 만들어진 지침으로 단죄하거나 비윤리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면서 "교통비와생계에 지장을 초래한 기회 비용 상실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는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이와 함께 "기증자에게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의사로서 기증자의 아픈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다"고 말해 일부 기증자가운데는 금전적 도움을 받기 위해 기증에 참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금전적 대가 지불이 미국의 경우 3천~5천달러, 대만은 300 만원 정도에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자 기증자에 대한 보상은 2002년부터 시작해 2003년 말까지 이뤄진 것" 이라며 "올해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에서는 난자 기증자들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노 이사장은 불임 환자로부터 채취한 난자를 환자 동의없이 연구에 전용한 적이 없으며, 임신에 성공하고 남은 냉동 배아는 적절하고 합법적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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