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서구 이현동 중구청 차량임시보관소. 이 곳은 요즘 더 이상 차 댈 곳이 없다. "요즘 죽을 맛입니다. 버려진 차는 밀려드는데 관리는 어렵고. 그런데 어떤 차는 멀쩡해요. '아이고, 이런 차를 버리다니'하는 생각이 들지만 버린 마음 오죽하겠어요?" 정판용 사장은 이런 세상이 안타까울 뿐이라 했다.
차를 버리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어려운 살람살이로 수년간 자동차세가 밀리면서 세금 체납액이 차값을 추월, '차를 내버리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는 것.
△얼마나 버리나=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천946건이던 무단방치차량은 해마다 늘어 지난해 2천971건. 올해는 9월 말까지 벌써 4천328건으로 2002년 보다 2배 이상 많아졌다.
이처럼 버려진 차가 늘면서 동네마다 민원이고 구청 공무원들도 '차량 처리' 때문에 눈코뜰새 없다. '차를 치워달라'는 주민신고가 잇따르지만 주정차 금지구역이 아니면 소유자 추적부터 해야하지만 이 작업이 만만치 않은 것.
구청 관계자들은 끝까지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차량을 견인, 임시보관소에 보관하지만 차를 찾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 차를 찾을 경우 내야 하는 무단방치 과태료 20만 원을 내야 하기 때문. 대다수 차량은 폐차처리된다.
김태은 대구 중구청 교통과장은 "무단 방치차량 대부분 자동차세가 체납된 경우"라며 "어려운 경제 현실이 계속돼 차를 내버리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얼마나 밀렸나= 대구 북구청은 올해 자동차세 15억4천여만 원(2만2천493건)을 걷지 못했다. 지난 2002년 5억8천900여만 원(7천370건)의 자동차세 체납이 지난해는 무려 3배나 증가해 16억8천200여만 원(2만321건)에 이르렀고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구청도 마찬가지. 지난 2003년 18억5천900만 원(1만8천767건)이던 체납액은 지난해 22억8천500만 원(2만1천605건)으로 불었고 올해 10월까지만 해도 23억2천만 원(2만3천522건)으로 벌써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대구시에 따르면 2002년 102억8천300만 원(10만5천647건)이던 전체 자동차세 체납액은 해마다 늘어 올해는 지난달 현재 394억400만원(42만209건)이었다. 3년만에 체납액이 4배 가까이 늘어난 것. 대구시 이상용 체납정리 담당은 "시·군·구 합동으로 조를 짜 번호판을 영치하는 등 세금납부를 유도 중이나 체납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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