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 옛날 할머니, 어머니가 한 코 한 코 정성스레 뜨개질해 건네 주는 스웨터, 목도리, 장갑 등은 추운 겨울도 따뜻하게 나게 해주는 고마운 선물이었다.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뀐 첨단 과학시대에도 뜨개질의 인기는 변함이 없다. 쌀쌀해지는 날씨에 자신이나 가족의 스웨터 등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뜨개방을 찾고 있다.
하지만 요즘엔 뜨개질도 예전보다 과학화, 체계화되고 있다. 몇 코 잡아 적당히 뜨다가 제대로 안 돼 실을 풀었다가 다시 뜨기를 되풀이하는 실수는 실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시간과 노력의 낭비가 적잖기 때문.
"주먹구구식으로 뜨개질하는 경우가 많은데 뜨개질도 체계적으로 해야 자신이 원하는 옷, 소품 등을 완벽하게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최옥현 니트 아카데미(www.choiokhyun.co.kr)'의 최옥현(71) 씨는 뜨개질도 몸의 치수를 재어 원형을 뜬 다음 네크라인·소매 등을 제도해서 몇 코 몇 단 게이지를 낸 뒤 코수·단수 뜨기 계산을 정확히 하면 원하는 옷이 딱 떨어진다고 했다. 헐렁한 니트는 체형에 관계없이 대충 만들어 입어도 된다고 생각하면 금물. 몸의 형태를 잘 알고 이것을 평면화한 신체의 기본형을 토대로 갖가지 디자인을 하면 체형에 잘 맞는 니트가 완성되는 것.
섬유패션기능대학 니트디자인과 겸임교수로, 일본 보그사가 인정하는 전문 강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2년 과정의 보그 시스템을 도입해 교육하고 있는 그는 "이제 뜨개질은 단순한 취미 수준을 넘어 평범한 주부도 부업·창업 등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전문직으로 뜨고 있다"고 했다.
초보자를 위한 취미 교육도 무료(실 값 본인 부담)로 마련하고 있는 그는 "니트는 편하고 활동적이어서 인기가 변함없는 것 같다"면서 "뜨개질하고 남은 소재를 이용해 강아지 옷, 소품 등 여러 가지를 뜰 수 있어 활용 폭이 넓다"고 했다.
요즘 뜨개질 경향은 복잡한 무늬를 넣는 것보다 손쉽게 뜨면서도 패션감각을 선호하는 추세.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볼레로 스타일의 패션 조끼가 대표적인 예다. 한꺼번에 쭉 뜨개질해 옆선을 꿰매거나, 구멍을 내서 소매를 다는 등 쉽게 뜨개질할 수 있고 패션감각까지 살릴 수 있는 스타일이 강세다. 색상은 보라색·검정 등이 인기. 단색보다는 고급스런 나염 실을 많이 쓰는 추세다.
김영수기자 stel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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