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수, 표준점수, 표준편차, 백분위…그 옛날 학력고사, 예비고사를 치른 세대들은 23일 치러진 수능시험을 접하면서"점수 나온대로 순서대로 대학가면 되지 요즘은 왜 이렇게 복잡하냐"고 한마디씩 한다. 하지만 수능과 대입전형의 기본 개념을 잘 파악하면 자녀의 점수로 어느 대학을 지원해야 유리한 지 알 수 있고, 이에 대한 이해에 따라서 실제 당락이 엇갈리기도 한다.
◇원점수보다 중요한 표준점수=수능 성적표에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만 표기된다. 원점수는 정답한 문항에 부여된 배점을 단순 합산한 점수로 성적표에는 표기되지 않지만 수험생 스스로 채점을 통해 알 수 있는 점수다.
표준점수는 동일한 영역의 시험을 치른 응시자 집단에서 해당 수험생의 상대적인 성취수준을 나타내는 점수다. 수험생들의 원점수 분포를 정상분포에 가깝게 가공해 수험생 개개인의 점수가 평균점으로부터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계산해 매겨진다. 따라서 평균점이 낮은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표준점수는 크게 높아지며 반대의 경우는 크게 낮아진다. 표준점수는 선택과목간 난이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목간 난이도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원점수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도입됐다.
표준점수 산출 공식은 원점수에서 평균점수를 뺀 뒤 표준편차로 나누고 여기에 20(탐구영역은 10)을 곱한 결과에 100(탐구영역은 50)을 더해 구한다.
◇알기 쉬운 백분위 점수=모든 응시자의 점수를 1~100%로 환산한 것으로 선택과목간 난이도를 조정할 수 없는 표준점수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점수를 지나치게 단순화해 동점자가 많아져 수험생의 점수차를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은 떨어진다.
백분위 점수의 큰 이점은 계산하기 쉽고 이해하기 쉬우며 여러 종류의 원점수를 백분위 점수로 환산해 놓으면 서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수험생이 수리영역에서 원점수 70점을 받았는데 이 점수보다 낮은 응시자가 전체의 75%라면 이 수험생의 백분위 점수는 75가 된다.
◇등급=수능 성적표에는 영역별 선택과목별 등급이 1~9등급으로 표시된다. 1등급은 표준점수 상위 4%, 2등급은 상위 11%까지, 3등급은 상위 23%까지 순으로 9등급은 하위 4%가 해당된다. 그러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원점수 만점자가 많이 나올 경우 모두 1등급으로 처리되고 대신 누적 비율만큼 2등급이 없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선택과목간 표준점수 차이=선택과목에 따라 원점수가 같아도 표준점수에서는 차이가 난다.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수능 응시원서를 내면서 표준점수에 유리한 과목 선택에 고민하게 된다.
지난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도 수리 영역 만점자의 경우 '나'형 선택자가 '가' 형 선택자에 비해 표준점수가 15점 높았다. 선택과목의 모든 항목을 다 맞춘 만점자의 표준점수 차이는 수리 15점을 비롯해 사회탐구 21점, 과학탐구 23점, 직업탐구 23점, 제2외 국어/한문 39점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과정평가원은 대부분의 대학이 선택과목의 경우 표준점수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백분위나 등급을 쓰는 등 나름대로 보정하기 때문에 선택과목 간 유·불리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대학들이 선택과목 점수를 반영할 때 자체기준으로 환산하거나 백분위, 가중치 등을 사용해 과목 선택에 따른 표준점수 격차는 크게 줄어든다는 것.
6월 모의 수능에서 국사-윤리 만점자가 표준점수 상에서 17점 차이가 났지만 서울대 방식으로 계산하면 각각 25점과 24.75점으로 차이가 0.25점으로 줄었다. 그러나 9월 모의수능처럼 수리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격차가 15점에 달할 경우 자연계열 중 수리 '가', '나'형을 동시에 반영하는 대학에서 수리 '가'형에 가산점을 준다고 해도 가산점 비율이 10%를 넘지 않으면 '가'형 응시자가 불이익을 보게 된다.
탐구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완화하기 위해 2005년 정시 전형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아주대, 포스텍 등이 백분위 점수를 활용해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사탐의 경우 백분위가 99인 학생은 과목에 관계없이 모두 64점을 주고, 백분위가 98인 학생은 모두 63.77점을 줘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방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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