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치러진 2006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들의 변별력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언어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돼 중·상위권 수험생층이 예년보다 두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학·학과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천차만별인데다 논술고사나 심층면접 등의 비중이 한층 커져 수험생들에게는 향후 입시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대학 진학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교시 언어영역의 경우 수험생들과 고교 교사, 입시기관 관계자들은 대체로 지난해 수능, 6월과 9월의 모의평가와 비교해 난이도가 비슷하거나 다소 쉽다고 분석했다. 수험생들은 특히 듣기와 쓰기가 쉽게 출제돼 자신감을 가진데다 읽기 지문도 비교적 짧아 여유가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모의고사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다는 장주일(능인고·재수) 군은"교과서 밖의 지문이 다소 출제됐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다"며"지문이 짧아 시험시간도 충분했다"고 말했다. 조정민(경북여고) 양도 "듣기가 쉽게 나와 시험 시작부터 긴장이 많이 풀렸다"며"문학 교과서에서 지문이 많이 나와 특별히 EBS 교재와의 연관성을 가질 만한 문제도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교 교사들과 학원 관계자들은 언어영역의 난이도가 평이해져 표준점수로 환산할 경우 상위권의 변별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호원 경신고 교장은"지난해에도 언어영역이 쉽게 출제돼 상위권의 표준점수 차이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할 것 같다"며 "수리나 사회·과학탐구에서 난이도가 다소 조정된다고 해도 수능 자체의 변별력은 예년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중·상위권 수험생이 크게 늘어나면서 상위권 대학이나 인기 학과를 중심으로 눈치작전이 예년보다 훨씬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험생들에게 제공되는 수능자료가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뿐이어서 정보가 부족한 수험생들이 일부 학과에 집중되거나 미달 사태를 빚는 등 대학 지원에 상당한 혼란이 우려된다.
한갑수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은"일단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수시와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하되 가능한 모든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며 "수능 변별력 약화로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 대한 대비가 한층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사진: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오전 대구 대륜고 고사장 복도에서 감독관이 1교시 언어영역 시험에 앞서 화장실을 다녀온 한 수험생에게 금속탐지기로 부정행위에 사용될 수 있는 불법통신기기 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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