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반입금지 물품 "금속탐지기까지 동원"

○…이번 시험에는 부정 방지를 위해 고사장 1곳에 여러 학교 학생들을 섞어 놨다. 때문에 1개 고사장에 20여 개 학교에서 온 수험생들이 함께 시험을 치렀다. 수험생들은 집에서 먼 곳까지 와야 했다며 볼멘소리. 대구고에서 시험을 치른 한 수험생은 "여러 학교를 섞는 바람에 집이 수성구인데도 남구까지 왔다"며 "수험생 편의를 생각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지하철 2호선 개통 이후 첫 수능시험이지만 지하철 승객은 평소보다 줄어든 것으로 대구지하철공사는 잠정 집계했다.

수성구청역(경신고 인근) 및 만촌역(오성고 인근) 관계자들은 "평소보다 약 20% 정도 이용객이 감소한 것 같다"며 "역에서 고사장까지 다소 먼 거리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자가용승용차 이용쪽으로 쏠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사장 반입금지물품을 가지고 오지 말라는 홍보가 대대적으로 펼쳐졌지만 대구 각 고사장마다 4분의 1가량의 수험생들은 이들 물품을 들고 와 회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상여고의 경우 휴대전화, MP3, 전자시계 등을 갖고 온 학생들이 4분의 1가량 됐고 고사장 관계자들이 이를 모두 회수해 보관했다.

고사장 한 관계자는 "이번 수능에는 금속탐지기까지 동원, 화장실 다녀온 뒤에도 검사를 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반입금지물품을 가져오는 등 수험생들의 협조가 아직 미흡하다"고 전했다.

○…장애인들을 위한 고사장이 마련된 대구 남구 대명동 보건학교에는 비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경북 고령 성요셉재활원에서 머물고 있는 지체장애자 이창욱(23) 씨를 따라나온 자원봉사자 류인열(25·가톨릭대 4년) 씨는 이날 아침식사 때부터 쉬는 시간마다 용변보러 가는 것까지 일일이 챙기며 이 씨를 응원.

이 씨는 "수능을 준비하는 기간이 너무 짧아 자신이 없었는데 자원봉사자가 옆에 있어서 큰 힘이 된다"며 "오늘 시험을 잘 치를 것 같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류 씨는 "작은 수고인데 창욱 씨가 좋아하니 너무 기쁘다"면서 "창욱 씨가 좋은 성적을 올릴 것 같다"고 했다.지체장애인인 정구선(20·대구 달성군 화원읍) 씨를 따라나온 여동생 정미경(화원고 2년) 양은 "오빠를 도와주러 왔다"며 "내년에 대학 수능시험을 치르니까 올해 좋은 경험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수능시험이 치러진 23일 아침, 각 고사장 주변은 밀려드는 자가용승용차로 인해 큰 혼잡이 빚어졌다. 특히 좁은 구역에 고사장 3, 4곳이 몰린 지역에서는 평소 10분에 불과한 통과시간이 무려 50분 가까이 걸리기도 했다.

원화여고, 경화여고, 상서여자정보고 등 4곳의 고사장이 집중된 대구 달서구 감삼네거리 인근의 경우 오전 7시 무렵부터 자가용 승용차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택시기사 김모(45) 씨는 "평소 10분거리인 평리동 삼익뉴타운 아파트에서 감삼네거리를 거쳐 본리동 제일여자정보고까지 가는데 무려 50분이나 걸렸다"며 "엄청나게 밀려든 자가용 때문에 골목길까지 만원이었다"고 했다.

○…고사장이 몰린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 역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경찰이 교통정리에 나서면서 체증은 풀렸으나 골목길에는 자가용이 한꺼번에 몰린데다 불법주차까지 기승을 부려 꼼짝달삭 못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한 교통경찰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서로가 편할텐데 굳이 자가용을 끌고오고 더욱이 고사장 교문 바로 근처까지 기어코 들어가려는 수험생 학부모들의 태도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대구 달서구 성당동 경화여고 고사장 앞에서는 재학생 100여 명이 모여 "효성여고 화이팅""성서고 화이팅"을 외치며 수험생들을 응원. 경화여고와 인접한 원화여고에서도 시험을 치르는 바람에 일부 학생들은 학교를 잘못 찾아 교문 앞까지 왔다가 입실 시간이 임박해 고사장을 찾아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대구고 26고사실에는 무려 11명이 결시하는 바람에 고사장 관계자들이 7칸밖에 없는 고사실 현황판을 급히 다시 만들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특정 고사실에서 이렇게 많은 결시자가 나온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황당해했다.

사회1부

○…청도 모계고·청도여고 200여 명의 수험생들은 23일 오전 6시부터 각 학교 운동장에 모여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전세버스 5대에 나눠 타고 수능시험장인 경산지역의 경산여고·문명고·장산중학교 등으로 향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운동장에는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의 학부모들이 나와 수험생 자녀들을 격려하고 배웅하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청도 이서고등학교는 시험 하루 전날인 22일 경산 석정호텔에 숙소를 마련해 수험생 206명 전원이 함께 투숙한 후 오전 7시쯤 기다리고 있던 5대의 전세버스에 나눠타고 각각 고사장으로 향했다. 청도·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제71지구(경주)에서는 수능시험 원서 접수 후인 11월 초순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은 근화여고 3학년 정모(18) 양이 근화여고 내 교실 한 칸에 침대와 작은 책상 등이 별도로 준비된 특별시험실에서 시험에 응시했다.

정 양은 "2년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만 알고 일반응시자로 원서를 제출했으나 11월 초 희귀병 진단을 받고 다른 수험생들에게 피해를 줄까 염려가 되어 수능을 포기하려고 했으나 주위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로 수능시험에 응시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천 성의고 수험장에선 이틀 전 갑작스럽게 복막염 수술을 한 김태수(김천고 3년)군이 아직 몸이 완쾌되지 않아 링거 주사를 맞은 채 보건실에서 보건 및 감독 교사 입회 아래 혼자서 시험을 치뤘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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