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적 전통이 이어져 오는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기업을 움직인다는 것은 남성들에 비해 수십, 수백 배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22일 오전 영천시청회의실에서 열린 여성기업인 간담회에서 여성 기업인들은 한목소리였다. 영천시가 여성의 사회활동과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해 남성들도 버티기 힘든 경제무대에서 자기의 위치를 지키며, 묵묵히 기업활동을 하는 지역 여성 CEO를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이날 간담회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지역경제 여건에서 영천은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기업 하기 좋다는 사실을 확인하자는 뜻도 담겨 있었지만, 순간 각종 인·허가권을 가진 행정과 금융권에 대한 성토의 장으로 바뀌었다.
여성기업인들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니, 여성의 섬세함으로 창의성을 높인다는 등 여성 우대를 내세우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섬유업을 하는 (주)리도에스티이 이혜숙 대표는 "일단 여성이 사장이라면 별난 사람으로 치부되고, 대하는 눈빛부터 달라진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의 현실에 대해 해인식품 구명심 대표는 "행정과 금융 당국의 까다로운 절차로 중소기업 운전자금은 그림의 떡"이라며 "담보여력이 있으면 굳이 대출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금융지원 제도의 현실화를 요구했다.
이날 여성기업인은 "특별 대우가 아닌 동등한 대우를 해 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강조했다.손이목 영천시장은 "단체장의 입장에선 여성과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여성기업인들이 요구한 지역의 특화상품 개발의 공동연구와 인·허가에 관한 원스톱서비스, 공무원과 행정당국의 사고전환 등 현안해결을 약속했다.
이날 여성기업인들은 경제무대에서 편견과 까다로운 절차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줬다. 영천시의 '여성기업인 모시기'가 지역 여성CEO의 움츠러든 어깨를 활짝 펴주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천·이채수기자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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