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역별 난이도 조절이 최대 과제가 되면서 수능시험이 점차 변별력을 잃어 대학입시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지난해 도입된 표준점수제가 원천적으로 한계를 안고 있는데다 내신 성적마저 신뢰를 얻지 못해 대학들이 논술고사나 심층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높이는 빌미를 주고 사교육 의존을 높이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23일 치러진 수능시험에서는 1교시 언어영역부터 쉽게 출제돼 논란을 샀다. 지난해 경우 원점수 평균이 69점이나 돼 표준점수로는 상위권의 점수 차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는데 올해 역시 난이도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낮아 이 같은 문제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것.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난이도 분석 대상이 종전에는 상위 50%의 평균 점수였는데 표준점수가 도입되면서 전체 평균으로 확대돼 모든 영역에서 쉽게 출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출제에서부터 표준점수제, 등급제 등 수능시험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능시험의 변별력 하락은 결국 논술고사나 심층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높여 수험생들의 사교육 부담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현재 교육부의 목표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표준점수제 도입 이후 대학들은 석차백분율이나 자체적으로 산정한 표준점수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변별력은 크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가 어느 정도 줄었다고 해도 대학들의 신뢰도는 여전히 낮아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높이거나 새로 실시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능 이후 수백만 원대 논술·면접 과외가 횡행하고 서울의 유명 학원으로 원정 수강하는 지방 수험생이 크게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다. 한 고교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논술이나 면접에서 당락이 바뀌는 사례도 많아 어쩔 수 없이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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