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의 영역별 난이도가 제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제 표준점수가 어느 정도 나올지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극도로 높아졌다.
그러나 영역별·과목별로 수험생들의 원점수 분포가 어떨 지, 이에 따른 표준점수가 얼마나 나올 지는 추측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자신이 가채점한 원점수를 기준으로 세부적인 지원 전략을 짜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 특히 상위권 대학이나 인기 학과에 진학하려는 수험생들은 올해도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대학별 전형 방법과 전형 요소 등을 자신의 입장에서 따져보고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차분하게 대비해야 한다.
◇일단은 수능 원점수로 판단하라= 다음 달 19일 수능 성적표를 받을 때까지 수험생들이 대학과 학과를 분석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은 원점수 뿐이다. 우선은 원점수로 지원할 목표를 다소 넓게 잡은 뒤 성적이 나오면 범위를 좁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영역별 원점수를 기준으로 유리한 대학을 판단하고, 영역별 가중치 등 전형 요소를 감안해야 한다.
수험생들의 전체적인 점수 분포를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같은 학교나 학원에 다니는 비슷한 성적대의 학생들과 자신의 점수를 비교해 상대적 유·불리를 따져보는 것도 좋다. 올해 수능시험에서는 체감 난이도가 높다는 과목이 많았지만 실제 표준점수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수능 원점수가 평소 모의고사보다 낮게 나왔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다른 수험생에 비해 조금만 잘 쳐도 표준점수는 크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쉽게 출제된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표준점수에서는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목표치를 섣불리 상향해서도 안 된다.
◇단계별 지원 전략을 수립하라= 수능시험 이후의 입시는 크게 3가지 방향에서 검토할 수 있다. 새로 2학기 수시 원서를 접수하는 대학을 노리느냐, 2학기 수시 전형에 참가하느냐, 정시모집에 지원하느냐다. 수능 점수가 평소 모의고사에 비해 낮게 나왔고, 주위의 다른 수험생과 비교해서도 불리하다면 2학기 수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능시험 이후 원서접수 대학이 40개나 되고, 이전에 접수했다고 해도 전형은 수능 이후 실시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수능 점수가 평소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다소 떨어졌다고 해도 2학기 수시 실시 대학 가운데 희망하는 곳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노릴 필요가 있다.
수능시험 점수가 예상 외로 잘 나왔거나 어렵다고 하는 과목을 잘 치른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을 겨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고 정시모집에는 지원조차 할 수 없으므로 수시 1단계 전형에 합격했다고 해도 수능으로 정시에 더 나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판단되면 수시 전형에 참가하지 않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정시모집에 지원할 계획이라면 입시 요강을 분석하고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는 등 향후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세 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충분히 연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대학별 요강을 분석하라= 정시모집에서 세 번의 복수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지원 기회가 많아진다는 의미만 갖는 게 아니다. 얼마나 많이 연구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일단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의 범위를 넓게 잡고 각 대학의 수능성적 반영 방법과 과목별 가중치, 학생부 반영 방법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표준점수제 도입 이후 많은 대학들이 백분위, 자체 산정 표준점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능 점수를 반영하므로 자신에게 어느 쪽을 적용하는 게 유리한가를 계산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는 수리 가형을 필수로 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수리 나형으로 수능시험을 치른 뒤 자연계열로 교차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향후 성적 발표에 주의해야 한다.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차이가 줄어들 경우 손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능 원점수 총점이 다소 낮다고 해도 한두 영역의 점수가 좋다면 특정 영역을 중시하거나 일부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학생부 성적이 수능 점수보다 낫다면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논술·면접에 대비하라= 논술이나 심층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대학에 지원할 수험생이라면 당장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대부분의 학과들에는 합격선 전후의 수능 점수를 받은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 들어가면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진다.
대학들이 논술이나 심층면접의 비중을 높이면서 수능 점수 3~5점 차이가 뒤집히는 사례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논술과 면접은 대학에 따라 실시 방법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 홈페이지나 자료집 등을 통해 출제 유형과 기출문제 등을 착실히 점검해야 한다.
인문계 수험생은 사회탐구 과목의 교과서 내용,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 교과서 내용 가운데 전공 관련 부분을 정리해야 하며 올해 들어 이슈가 됐던 시사 현안을 짚어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하라= 아직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은 고교가 적잖다. 정시모집에서는 학생부 성적이 3학년 2학기까지 반영되므로 마지막 시험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설사 올해 수능시험을 망쳐 재수를 고려한다고 해도 기말시험을 잘 치르고 봐야 한다. 3학년 성적의 반영률이 높은 대학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사진: 2006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휴식도 잠시 미룬 채 대구시내 서점을 찾아 대학별로 실시되는 논술과 면접고사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관련서적을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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