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정사무감사 제대로 합시다"

경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제대로 합시다."

올해 행정기관의 살림살이를 살펴보는 경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의원들의 준비 소홀, 무성의한 질의, 내년 지방선거 관련 지역 행사 참석을 위한 잦은 자리 비우기 등으로 겉돌고 있다.

24일 본사가 경북도의원들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 준비 상황을 들어본 결과, 상임위별 공통으로 피감기관에 요구한 자료만 훑어본 이들이 많았다. 미리 질의자료를 만들기보다는 감사 현장에서 공무원들 답변 과정을 듣고 질의하겠다는 반응도 많았다. 대신 피감기관의 1년 살림을 꼼꼼히 점검하거나 보충자료를 요구한 의원은 적었다.

실제로 22, 23일 실시된 기획과학·행정사회·교육환경·경제문화위원회 사무감사에서는 피감기관이 내놓은 공통자료를 읽는 식의 질문을 던지는 도의원들이 많았다. 공무원들 답변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세워라"는 식으로 무성의하게 하거나 "똑바로 보고하라"며 '호통'만 치는 도의원도 적잖았다.

또 행정사회위는 22, 23일 이틀간 경북도 자치행정국을 상대로 감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지역혁신대회 등의 참석을 이유로 22일 하루 만에 감사를 끝내 버렸다. 농정위는 22일 농정국 상대 감사를 도의원들 합의하에 29일로 연기했다.

불참도 적잖아 안동의 한 도의원은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22, 23일 이틀 일정의 교육환경위 사무감사에 모두 불참했다. 청송의 한 도의원도 지역구 행사를 이유로 23일 건설소방위 행정사무감사에 불참했다. 이들 두 도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기초자치단체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감사 전에는 질의하지도 않을 내용까지 산더미로 자료를 요구받아 애먹었는데, 정작 감사에 들어가 보니 내년 선거 때문에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의원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통과의례식으로 행정사무감사를 할 바엔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꼬집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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