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귀 난치병-(2)모야모야병

뇌졸중 원인…동양인 발병률 높아

혈관이 서서히 좁아지거나 막히는 뇌혈관 질환으로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발병률이 매우 낮은 반면 일본, 한국, 중국 등 동양권에서는 많이 발생한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조금 더 많이 발견되며 일반적으로 10세 이전 어린이, 30대 혹은 40대 성인에게서 잘 발병한다. 일본에서의 남녀 발생비율은 1대 1.6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통계 자료가 없어 정확한 발병 현황을 알 수 없으며 최근 진단방법이 발달하면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야모야'라는 이름은 1969년 일본에서 촬영한 환자의 뇌혈관 상태가 담배 연기를 공기 중으로 내뿜었을 때 모습과 비슷해 붙여졌다.

■원인 및 증상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야모야병의 10% 정도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후생성은 전체 질환자의 7~12% 정도가 가족력에 의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다운 증후군, 신경섬유종증, 결절성 경화증, 뇌수막염, 방사선 조사, 뇌종양, 혈관염, 겸상적혈구증과 같은 혈액질환, 외상, 선천성 심장병, 고혈압 등과 관련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주로 뇌에 필요한 피의 80% 정도를 공급하는 내경동맥(목 안쪽의 굵은 동맥) 끝부분이 막혀서 발병한다. 내경동맥이 막힐 경우 뇌는 살아 남기 위한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수많은 비정상적인 가는 혈관을 만들어 피를 공급받으려 한다. 하지만 아지랑이 또는 연기모양으로 생겨난 비정상적인 혈관은 정상혈관처럼 튼튼하지 못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뇌로의 불충분한 혈액 공급으로 인한 산소 결핍이 모야모야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증상은 발병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 어린이의 경우 간질, 반신마비, 실어증 등 허혈 증상이나 허혈성 뇌졸중 현상, 성인에게는 머리내 출혈 양상이 많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증상과 같이 갑작스레 한쪽 마비가 생기거나 말이 어눌해질 수 있으며 의식변화나 경련 등을 일으킨다. 또 일부에서는 두통이나 시각장애, 감각장애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드물게는 뇌 뒤쪽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겨 시각 장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어린이의 경우 울고 난 후,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악기나 풍선을 불거나 달리기를 하고 난 후 일시적으로 마비가 왔다가 없어지면 모야모야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발병 연령이 어리거나 발병 당시 신경학적 손상이 심한 경우, 대뇌의 양측 손상이 있을 경우 증세가 더 악하되는 경향이 있다.

■진단 및 치료

뇌혈관 촬영을 통해 병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에는 뇌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이용한 혈관 촬영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뇌전산화단층촬영(CT), 단일광전자방출 전산화 단층촬영(SPECT), 양전자방사단층촬영(PET) 등과 같은 보조적 뇌 영상 장치와 다른 특수 검사들이 필요하다.

약물 요법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 수단은 되지 못한다. 수술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주로 큰 혈관들을 연결해서 문제가 있는 부위로 혈액이 잘 공급되게 하는 천측두동맥-중뇌동맥 문합술, 혈액이 잘 통하지 않는 뇌 표면 부위에 뇌경막 또는 두개강 외부의 혈관 및 근육 등을 얹어 새로운 혈관이 자라게 하는 뇌경막동맥혈관 유합술 및 뇌근동맥혈관 유합술 등이 많이 시술된다. 수술 등의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허혈 증상이나 두통, 경련 등이 자주 생기고 일부에서는 지능이나 운동성의 저하가 초래된다. 수술을 하면 모야모야병에 의한 뇌허혈, 뇌경색, 간질, 뇌출혈 등의 방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권순학 경북대병원 소아과 교수

사진: 모야모야병은 혈관이 서서히 좁아지거나 막히는 뇌혈관 질환으로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다. 사진은 권순학 교수 진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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