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이후 수험생 건강관리

고 3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옭아매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험생들은 시험준비로 피로했던 몸과 마음을 쉴 수 있고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생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신체와 정신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고 시험결과와 진학문제로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수능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수험생들은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평가를 기다리며 미래를 설계하는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소홀히 해 온 건강관리를 통해 새롭게 열릴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무조건 쉬는 건 오히려 독

대다수 수험생들은 스트레스와 육체의 피로를 풀기 위해 무조건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나친 휴식은 정신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생활리듬을 잃게 해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 자녀의 하루 일과가 규칙적으로 유지되도록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 '그동안 고생했는데, 좀 편하게 해주자'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고 일어나는 시간부터 관리해 주어야 한다. 식사시간뿐 아니라 교우관계나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일탈행동에 대해서도 부모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자녀와 같이 여행이나 산행 등을 다니는 것도 좋다. 취미생활, 봉사활동 등 수능에 쫓겨 하지 못했던 일이 있다면 적극 장려하되 강압보다는 대화를 통해 자녀가 관심 있는 일을 찾아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능 후 신체 이상, 규칙적인 생활이 약

수능이 끝난 후 두통, 불면증, 초조감,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생활이 나태해져 몸의 저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또 정신적으로 '어떤 일을 이루고 난 후의 허탈감'이나 '적응장애'로 인한 정서적 혼란, 공허감, 일시적인 우울감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수능 준비로 소홀히했던 운동을 하고 건강검진과 건강에 대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를 통해 살이 찌지 않도록 체중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명상 등을 통해 차분하게 논술고사나 면점 시험에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험생들은 수능 후 건강관리가 평생의 건강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성적 비관, 주변의 관심이 큰 힘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 처지를 비관하고 우울,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대학입시가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도록 조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고 격려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수험생 혼자 시험 실패에 대한 걱정을 짊어지지 않도록 친구, 가족들이 대화를 통해 걱정을 밖으로 표출하도록 유도해 주어야 한다.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할 경우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과도한 음주는 위험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 때문에 과도한 음주를 하기 쉽다. 평소 익숙하지 않은 폭음은 구토를 유발하게 되고 구토가 잦을 경우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말로리 와이즈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구토시 과도한 압력과 충격으로 식도와 위 경계 부위가 파열되어 출혈이 일어나는 것으로 대부분 자연지혈이 되지만 방치할 경우 사망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과도한 음주 후 구토를 할 때는 토사물에 피가 섞여 나오지 않았는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만일 피가 섞여 나올 경우 내시경 검사를 통해 지혈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담배 안 배우는게 상책

수능이 끝난 후 분위기에 휩쓸려 담배를 배우는 청소년들이 많다. 담배는 이미 널리 알려진 것과 같이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 대학에 진학해서 계속해야 할 학업이나 재수를 할 경우 심각한 학습능력 저하를 초래할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금연 열풍으로 인해 사회생활에서도 이로울 것이 없다. 담배는 배우기보다 강한 중독성으로 끊기가 더 힘들고 해악이 너무 크기 때문에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또 담배를 피우고 있는 청소년들도 수능 후 시간적 여유가 많을 때 금연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김대현 계명대 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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