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메신저'라 할까. 대구 두산동 라이브 카페 '올드 팝스'를 찾는 이들에게는 이곳 4인조 밴드 정신욱(51'오르간)씨, 이세영(49'베이스 기타)씨, 송병규(47'드럼)씨, 이학구(51'기타)씨가 적어도 그러하다. "옛 노래를 들려주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손님들이 다시 소년'소녀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워해요."
이들은 모두 30년 이상 연주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 선'후배나 친구 사이인 이들은 같이 일할 기회가 없어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있다 정씨가 2003년 1월 카페 문을 열면서 다시 뭉쳤다. 세영씨는 "나이트클럽 같은 곳은 상술 때문에 우리들이 원하지 않은 음악도 심심찮게 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맘껏 하니 힘드는 줄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이들은 대구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곳 카페 운영자이면서 밴드 리더이기도 한 정씨는 "지역에선 우리같이 라이브 밴드가 거의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주변 여건은 그리 밝지 않다. 1990년대 컴퓨터 음악이 나오면서 설 자리를 자꾸 잃었다 최근 한때 7080 열풍이 불면서 다시 활기를 띠는 듯 했다. 하지만 불경기가 계속 되면서 라이브 카페가 많이 없어진 상태라는 것. 정씨는 "1970, 1980년에만 해도 라이브 가수는 고수익을 올리는 알짜 직종이었지만 지금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그래도 이들은 끝까지 대구를 지키는 라이브 가수로 남고 싶어 한다. 송씨는 "카페를 나갈 때 다른 곳은 활기를 잃어도 여기만은 계속 명맥을 이어달라고 격려하는 손님들이 적잖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그런 바람을 안고 오늘도 무대 위에 선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2005년 11월 24일자 라이프매일 www.lifemaeil.com)
사진 : '올드팝스 '카페를 지키고 있는 4인조 밴드의 공연 모습. 왼쪽부터 정신욱·이세영·송병규·이학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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