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신청하지 않은 예산 36억 원을 기획예산처로부터 받았다. 한나라당 주호영(수성을) 의원이 지난 22일 문화관광부의 광주시 예산을 문제삼아 기획예산처로부터 대구시에 내년 예산을 더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끌어낸 것.
주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비경제분야 질의에서 문광부가 내년 예산의 22%에 해당하는 2천106억 원을 광주 문화중심도시 조성 예산으로 책정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내년도 대구시가 문화부로부터 받을 226억 원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
주 의원은 "종합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회계법 절차까지 어겨가면서 예산을 편성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정동채 문화부 장관이 열린우리당의 유력한 광주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탓에 선심성 예산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주 의원은 "내년에 아시아 최초로 대구·경주에서 열리는 UNICA 영화제에는 요청한 2억 원 중 1억 원만 배정했다"며 "광주와 너무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의 지적을 받은 기획예산처는 이날 오후 급하게 대구시에 연락을 취해 "36억 원을 지원할 테니 예산을 신청하라"고 요청했다. 뜻하지 않은 예산 지원을 받은 대구시는 "어쨌든 고맙다"며 "요청하지 않은 예산을 정부가 자원해서 내려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감세정책의 일환으로 예산 삭감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광주 예산이 삭감될 경우 대구에 지원할 36억 원도 없었던 일이 될 가능성은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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