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마이 로봇' 시대

최근 폐막한 APEC 정상회의에 한 로봇이 참가했다.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얼굴 모습을 한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알버트 휴보(HUBO)'였다. 걷거나 악수를 하고, 미소를 짓는 등 감정 표현까지 할 수 있는 로봇이었다.

◇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하던 로봇이 이처럼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앞으로 가구마다 로봇 1, 2대씩은 보급될 예정이라고 한다. 요즘 각 가정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청소 로봇이 그 단초다. 산업용과 의료용뿐만 아니라 고령화 사회를 맞아 간병'재활 보조 등 서비스 기능을 하는 로봇의 등장도 점쳐진다.

◇ 로봇은 미래 전쟁의 형태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 IT 장비로 무장한 '인간 병사' 약간 명을 제외한 모든 전투를 '군사용 로봇' 이용으로 치러낸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개최된 '제13회 지상 무기 체계 발전 세미나'에서 국방부가 발표한 시나리오다. 국방부는 로봇 전투 시나리오의 현실화를 위해 군사용 로봇 핵심 기술 예산을 2020년까지 15% 이상 대폭 증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 공학과 산업계의 원로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은 로봇과 유비쿼터스 시스템, 나노기술, 생명공학 등이 앞으로 10년간 우리나라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세계 로봇 시장이 올해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2020년에는 53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한국공학한림원은 내다봤다. 산업자원부는 더욱 낙관적인 전망 아래 1조4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통부도 뒤질세라 국민로봇사업을 발표하고, 보급형 로봇 시장이 내년에 6천여 대 규모로 형성된 뒤 2011년까지는 300만대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국민 로봇 사업을 통해 4조1천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조5천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았다.

◇ 가정'산업'군사용 등 로봇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로봇 산업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그 파급 효과가 막대하다. 정부가 로봇 산업을 10대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선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로봇 대중화 시대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대량 실업과 양극화 시대에 힘들고 더러운 일을 로봇이 모두 대신한다면 일자리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로봇보다 못한 인간들은 무얼 하고 살아 가나.

조영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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