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장 예비후보의 정책대결?

내년 대구시장 선거의 한나라당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서상기·이한구 두 의원이 대구 발전을 위한 구상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정책경쟁에 나섰다.

서상기(비례대표) 의원은 28일 국회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여론조사 결과 대구시민 대다수가 대구시내 미군기지 이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이전 세부방안을 조속히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대구시민 621명을 대상으로 에이스리서치가 조사한 '대구 남구 미군기지 이전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한 뒤 미군기지로 인해 도로망 왜곡에 따른 교통 적체 및 환경오염 사고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30만 평의 미군기지를 공원화된 새로운 주거시설로 전환할 경우 직접적인 경제유발효과만 4조 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대구시내 미군기지를 이전해 효율적인 도시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라고 덧붙였다.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은 다음달 7일 대구 대동타워 리더스클럽에서 '건강산업도시 대구 미래 프로젝트'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안택수 대구시당위원장, 조해녕 대구시장과 15명의 발제자·토론자가 참여하는 대규모 토론회로 준비되고 있다.

이 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28일 "대구·경북이 전통적 제조산업 바탕 위에 미래형 서비스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의료산업"이라며 "미래형 건강산업은 의료복지·BT·IT·사회과학 등에 관련한 연구개발 등 고급인력 수요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청년, 여성과 서민 등을 포함한 모든 세대, 모든 계층에서의 고용 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두 의원의 정책대결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과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이 의원의 의료산업 제안에 대해 일부에서는 "대구를 노인도시로 만들 것이냐"는 지적이 일고 있고, 서 의원에 대해서는 "미군기지 이전은 대구시장이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서상기 의원-미군기지 이전

대구시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대구 남구 미군기지 이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는 이유로 10명 중 5명이 총체적 지역발전 기회를 꼽았다. 서상기 의원은 28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대구시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621명을 상대로 벌인 '대구 남구 미군기지 이전 여론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39%.

이 조사에 따르면 남구 미군기지 이전에 대구시민의 75.8%가 찬성했다. 반대는 9.5%. 찬성 이유는 총체적 지역발전 기회(48.8%), 도심에 있을 필요가 없어서(29.7%), 교통여건 개선(10.0%), 재산권 행사(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남구 미군기지가 이전되면 지역발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도움(28.0%), 다소 도움(46.5%), 별 도움이 안 됨(16.3%), 전혀 도움이 안 됨(2.3%)으로 조사돼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74.5%로 압도적이었다.

'남구 미군기지 이전 후 세부개발방안'으로는 대규모 도심공원(36.7%), 문화시설(25.4%), 시민광장(12.9%), 아파트 건설(12.7%), 교육시설 유치(7.9%) 등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이번 조사는 미군기지 이전에 대한 대구시민들 요구를 분명히 알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미군기지 이전은 대구시가 추진해야 할 중점사항"이라고 지적했다.

◇ 이한구 의원-의료산업 육성

미래형 의료산업은 바이오기술 관련 R&D와 IT·금속기계·섬유산업을 결합해 각종 '건강용 필수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건강용 필수품'이란 고령사회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의료기기, 재활기기, 기능성 식음료 등을 말한다.우리 사회가 고령화하면서 폭발적인 수요 증대가 예상되는 노인 필수품을 우리 기술로 만들어 수입 대체 및 수출산업화를 이루자는 것이다.

이한구 의원은 의료산업에 눈을 돌린 이유는 '전통적 제조업과 미래형 서비스산업의 복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포항·구미의 바이오기술 관련 R&D기반과 대구에 들어설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의 IT분야는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도움을 주고, 대구의 섬유산업 기반은 노인용 의료 피복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것.

또 대구·경북은 치료·간호·요양·임상시험·레크리에이션·리조트 시설이 들어설 입지조건이 뛰어나고, 타지역보다 의약·간호·사회복지·생명공학 등에서 질 좋고 풍부한 인적자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28일 "미래건강산업을 위한 종합학과 설치, 종합산업단지 조성, 첨단기업 유치 등의 과제가 해결되면 대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유명한 건강산업허브(hub)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대구가 미래형 보건의료서비스업, 고령친화 제조업, 리조트업, BT산업, 고급화된 IT산업, 사회복지산업 등을 포괄하는 '미래건강산업 복합체'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환·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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