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 교수 난자채취 논란 생명윤리계 왜 비판하나

황우석 교수팀의 난자출처 논란은 우리 사회에 생명과학에서의 생명윤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생명윤리는 생명공학의 발목을 잡는 족쇄인가 아니면 인간 존엄성을 지키고 생명과학기술의 부작용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가.

◇ 황우석 신드롬과 '애국주의' = 황 교수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거센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난자기증 민간단체까지 발족하고 자발적 난자기증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황 교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 대해서는 몰매에 가까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연구는 그 출발부터 윤리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소지를 안고 있다. 의학적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는 연구과정에서 배아의 손상과 폐기를 필연적으로 동반하기 때문이다.

◇ 가톨릭계, 배아줄기세포 연구 자체를 반대 = 배아 자체를 생명으로 간주하는 가톨릭계는 가장 명확하게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황 교수팀이 체세포핵이식복제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만든 복제배아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정상 수정란과 마찬가지로 여자의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 복제인간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복제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가톨릭계의 지적이다.

그래서 배아줄기세포연구는 원천적으로 중단돼야 한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신 그 대안으로 골수나 제대혈 등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성체줄기세포연구를 지지한다. 그러면 굳이 배아를 파괴하지 않고도 난치병 치료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톨릭계는 무려 1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 생명윤리학계는 투명성과 연구 윤리에 무게 = 생명윤리학계와 시민사회단체 쪽은 연구과정의 투명성과 연구자의 연구윤리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배아줄기세포연구의 위험성과 부작용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절차와 규정 등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연구자로 하여금 이를 엄격하게 지키도록 함으로써 배아줄기세포의 무분별한 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 철저한 윤리검증이 궁극적으로 국익에 도움 = 황 교수가 배아줄기세포연구를 하면서 엄격하고 투명한 윤리적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황 교수는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등 연구자로서의 정직성에도 상당한 문제를 노출했다는 것이 생명윤리학계의 지적이다.

생명윤리학계는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해야만 국제 과학계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그것이 황 교수는 물론 국내과학계의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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