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日우호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한국계 日참의원 백진훈씨

지난해 일본 참의원에 당선된 한국계 백진훈(일본명 하쿠 신쿤·46·민주당·사진)씨의 명함 위쪽에는 '어머니의 나라 일본. 아버지의 나라 한국'이라고 적혀 있다. 백 의원의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재일교포 2세인 일본인이다. 그가 선거에서 한국이름을 쓰고 한국계임을 밝힌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다.

그는 일본대학 건축공학부를 졸업한 뒤 조선일보 도쿄 지사장(마케팅 담당)을 거쳐 불교단체인 릿쇼코세이카이(입정교성회)의 몫으로 민주당 비례구 의원(우리나라의 전국구 국회의원)이 됐다. 일본에서는 일본인 납북사건과 관련된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북한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9월 우리나라 한 방송사의 추석특집 도쿄노래자랑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10년 전이었다면 당선이 힘들었을 겁니다. 어릴 때 느꼈던 차별이 요즘 많이 나아졌어요. 세상이 많이 변한 셈입니다. 국회의원이 된 것을 조상님께 아뢰려고 왔습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 못한 것도 사죄 드리고요." 지난 25일 백 의원은 20여년 만에 고향을 찾았다.

비록 귀화하긴 했지만 국적만 바뀐 것일 뿐 모습이나 사고방식은 변하지 않았다는 백 의원. 그는 "이해가 부족해 한국과 일본이 마찰을 빚고 있지만 가까워지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문제가 일본의 우경화를 가속화시키는 부분이 있는 것처럼 한반도의 문제는 일본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정도로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라는 것.

"동북아시아 안정을 위해 한반도 통일은 중요합니다. 다만 외국에서 볼 때 남·북한 모두 정말 통일을 원하는지, 하려면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불명확해 보입니다. 주변국의 협조를 얻으려면 생각을 분명히 전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변국 국민도 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26일 오후 경산시 남산면에서 열린 고향 방문 환영식에서 백 의원은 최병국 경산시장 등 기관단체장과 수원 백씨 문중회원, 고향 주민 100여 명으로부터 따뜻한 환영과 박수 갈채를 받았다.

경산·강병서기자 kbs@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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